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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의 ‘사용자성’ 첫 인정…노란봉투법 부작용 최소화해야 [논설실의 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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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지노위, 공공기관 4곳 인정
원·하청 교섭 지형 변화 불가피
교섭 비용·쟁의 리스크 커질 것
국가·기업 경쟁력 훼손 막아야

지난달 10일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개정안) 시행 이후 처음으로 원청 사측이 하청 노조의 사용자에 해당한다는 노동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2일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의 하청 노조가 제기한 ‘교섭 요구 사실 공고에 대한 시정 신청’에 대해 “용역계약서와 과업내용서를 근거로, 원·하청 간 사용자성이 인정된다”고 결론 내렸다. 하청 노동자들의 근로 조건에 대해 원청인 공공기관이 실질적인 사용자 위치에 있기 때문에 하청노조와 교섭, 즉 대화에 임하라는 것이다. 만약 원청 사용자가 고의적이거나 악의적으로 교섭을 거부한다면 부당노동행위로 처벌받는다.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 1년 내내 하청 노조와 교섭에 시달리게 될 것이란 산업계의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등 공공부문 원청 업체와 교섭을 요구한 하청 노조는 청소나 경비, 시설 관리 등을 하는 노동자들이다. 그동안 이들은 “하청 업체가 아닌 원청 업체가 안전과 복리후생, 근로 조건, 임금 등을 결정하는 진짜 사장”이라고 주장해왔는데, 충남지노위가 안전 관리 등 일부 교섭 의제에 대해 사용자성을 인정하며 노조의 손을 들어줬다. 하청 노조가 비교적 사용자성 인정이 쉬운 안전 관리 분야 등을 내세워 원청과 교섭 테이블을 차리게 될 것이란 그동안의 예측대로 된 것이다. 재계는 그간 법령상의 안전 의무 이행이 사용자성 판단의 징표가 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개선을 요구해 왔다. 고용노동부도 노란봉투법 해석 지침에서 ‘공장 관리자가 청소 용역업체에 과업 지시서를 통해 작업 등을 정하거나 결과 기준을 제시하는 경우’는 도급·위임 계약 관계의 일반적 지시권에 해당하며, 따라서 원청이 하청을 구조적으로 통제하는 경우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이번 결정은 그런 지침에 어긋날 정도로 폭넓게 사용자성을 인정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사용자성을 인정받은 노조는 곧바로 처우 개선, 임금 인상 요구를 하지 않겠나.

 

이번 결정으로 비슷한 공공기관과 국가,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한 교섭 요구가 급증할 게 뻔하다. 공공기관이 노동위의 결정에 불복하긴 어려운 현실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공공부문이 모범적 사용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어서다. 공공기관이 노동위 조사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아 이번 사용자성 결정은 예견됐다는 말까지 나온다. 중앙노동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 10일부터 30일까지 접수된 교섭 관련 조정 신청은 총 267건이다. 이중 절반 이상인 153건이 사용자성 판단 사건이다. 민주노총은 “원청 사용자들은 더 이상 숨을 곳이 없다”는 성명을 냈다. 심지어 “대통령이 진짜 사용자”라며 교섭에 나오라고 주장하는 지경이다.

 

더 큰 문제는 민간 기업이다. 산업 현장에선 이미 “진짜 사장 나오라”는 하청·재하청 노조들의 요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민간 기업들이 교섭 비용 증가와 쟁의 리스크 확대를 우려하는 건 당연하다. 원청이 사용자로 인정될 경우 사업장 내 복수 노조와의 교섭이 반복되면서 교섭 구조가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원청을 상대로 한 쟁의행위가 가능해질 경우 사업 운영 차질로 이어져 사회적 혼란과 비용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날 것이다. 공공기관은 망하지 않을지 몰라도 민간 기업은 경쟁력 약화를 넘어 존폐 위기에 몰릴 수 있다. 정부가 무리한 노동계의 교섭 요구에 단호히 대처해야 하는 이유다.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하고, 원점 재검토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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