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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가 한 끼 찾아라”… 고물가에 직장인 ‘짠내 소비’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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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진영 기자 s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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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식당 공유 ‘거지맵’ 열풍

외식비 부담 월급쟁이 ‘新생존법’
돈가스 4000원·짬뽕 4900원 등
최대 1만원 상한선 둔 매장 소개
점심 한정 가격 정보도 한눈에
“끼니당 평균 4000원 절약 가능”

앱개발자 “건강한 자산 증식 목표”
“7000원 이상은 엄격한 기준이 제시됩니다. 단순 탄수화물 등은 즉각 처단 대상입니다”.

 

1일 온라인 사이트 ‘거지맵’에 올라온 공지문이다.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가. 연합뉴스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가. 연합뉴스

수도권 지역 지도 위에 ‘돈가스 4000원’ 가게, ‘짬뽕 4900원’ 가게 등이 떠 있다. 최근 가파르게 오른 외식 물가에 직장인이 고물가 생존 법을 궁리하면서 온라인에 집단지성으로 저렴한 가게를 모아 소개하는 사이트까지 생긴 것이다.

 

‘고물가 시대 극가성비 식당 모음’이라고 소개된 거지맵에는 ‘최대 1만원’의 가격 상한선을 둔 매장들이 등록돼 있다.

 

현금 결제만 가능한 곳인지, 점심 한정 가격인지 등 정보가 메뉴와 함께 제시된다. 거지맵을 사용한 직장인들은 실용적이고 재미있다는 반응이다. 공인된 가성비 식당을 찾다가 거지맵을 알게 됐다는 직장인 A(26)씨는 “일주일 정도 사용해 봤는데 한 끼에 평균 4000원은 아낄 수 있다”며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는 비싼 곳들만 노출돼 절약 의지가 나약해졌었다. 거지맵에선 다른 사람들도 같이 노력하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국가데이터처 등에 따르면 올해 2월 서울 기준 김밥 한 줄은 38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 3538원에 비해 7.4% 올랐다.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직장인들은 궁여지책을 고민하고 있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만난 직장인 김명은(39)씨는 “두세 달 사이 점심값만 한 달에 20만원은 더 쓰는 것 같다”며 “처음 1주일 정도 도시락을 싸 다녀봤지만 아침에 시간이 빠듯해 포기하고 생활비 예산을 올렸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직장인 장현영(30)씨는 “이 동네는 기본 1만5000원이다. 오늘도 인당 2만원씩 점심값을 내고 왔다”고 했다. 삼성동은 서울에서 외식 물가가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40대 여성 직장인 B씨는 “물가가 크게 오른 이후 월요일마다 직장 동료들과 일주일치 반찬을 함께 사서 나눈다”고도 했다.

 

저녁엔 치킨집으로, 점심에는 한식 뷔페로 운영하는 식당에도 직장인들이 가득 차 있었다.

 

저렴한 가게를 소개하는 온라인 사이트 ‘거지맵’에 서울 강남구 삼성역 부근의 한끼 1만원 이하 식당들의 위치가 가격과 함께 표시돼 있다. 거지맵 캡처
저렴한 가게를 소개하는 온라인 사이트 ‘거지맵’에 서울 강남구 삼성역 부근의 한끼 1만원 이하 식당들의 위치가 가격과 함께 표시돼 있다. 거지맵 캡처

삼성동 한 치킨집에서 점심 식사를 한 최유나(28)씨는 “식비 절감을 위해서 왔다”며 “카드로 하면 1만원이고 계좌이체로 하면 9000원”이라고 설명했다. 30대 직장인 김모씨도 “돈을 아껴야 할 때 찾는 곳이 한식 뷔페”라며 “1만원 이하인 곳을 찾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거지맵을 개발한 최성수(활동명 ‘왕초’)씨는 “건강한 거지가 되자”며 “절대적인 액수가 높더라도 9000원짜리 백반으로 기분을 낼 필요가 있다”는 공지를 올렸다. 그는 “거지맵은 건강하게 자산 형성을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탄수화물 위주의 음식은 영양 불균형을 고려해 7000원 미만이 이상적”이라는 기준을 정했다.

 

가게들은 광고비를 아낄 수 있다며 반겼다.

 

삼성동에서 7000원짜리 한식 반상 식당을 운영하는 박성호(45)씨는 “온라인 홍보를 안 하는데 손 안 들이고 광고가 되니까 좋다”며 “(유료) 홍보 제안도 가끔 오는데 가성비를 유지하려면 비용을 최소화해야 해 거절하고 있다”고 했다.

 

가게 등록과 수정은 이용자들이 자유롭게 할 수 있다. 플랫폼은 기준에 부합하는지를 사후에 검토해 어긋날 경우 경고 등의 조치를 한다. 최근에는 사이트가 인기를 얻으면서 광고 목적으로 허위 제보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개발자 최씨는 공지를 통해 “이해관계자에 따른 제보여도 조건에 부합하는 경우 별도 제재는 하지 않았다”며 “거지맵은 집단지성과 참여를 통해 평가가 이루어지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0일 서비스가 시작된 후 사이트 누적 방문량은 11일 만에 4만5000건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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