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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사태로 경쟁자 주춤… 석유화학 구조 재편 기회 놓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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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진욱 기자 halfn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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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여수 2호’ 최종안 제출 지연

1분기 마무리 당초 목표 못 지켜
중국·중동 업체들 저가 공세 멈칫
호기 잡고도 골든타임 놓칠 우려

전쟁 중에도 경쟁자들 설비 증설
향후 저가 제품 대량 공세 불 보듯
업계 “공멸 피하려면 결단 내려야”

중국발 석유제품 공급과잉 사태와 중동 국가의 석유화학산업 진출 여파로 불황의 늪에 빠진 석유화학업계가 구조조정마저 제대로 안 되고 있다. 구조조정 대상 단지 4곳(대산, 여수1·2호, 울산) 중 울산과 여수2호의 사업 최종재편안 제출이 늦어지는 탓이다. 해당 사업 재편에 참여 기업들은 재편 방식과 설비 감축 여부를 둘러싸고 의견 대립이 심하다. 이들 산단의 사업 재편 지연으로 석유화학업계에선 ‘골든타임’을 놓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중국과 중동업체가 석유 제품 생산을 늘리지 못할 때 서둘러 쇄신해야 하는데 업체별 신경전에 구조조정이 더디기만 하기 때문이다.

31일 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제시한 사업 재편안 제출 시한인 이날까지도 울산과 여수2호 구조조정 대상 기업들은 최종재편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정부가 공언했던 ‘사업 재편 1분기 내 마무리’ 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울산산단은 참여 회사인 에쓰오일·대한유화·SK지오센트릭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면서 재편안 논의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들이 합의에 애를 먹는 배경에는 에쓰오일의 최신 석유화학 생산설비 ‘샤힌 프로젝트’가 있다. 에쓰오일이 울산산단 일대에 조성 중인 연간 180만t(톤)의 에틸렌 생산설비를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할지 여부와 관련해 서로 의견이 엇갈린다. 샤힌 프로젝트에 9조원이란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는 에쓰오일 측은 “모회사인 사우디 아람코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감산 요구에 난색을 표한다. 반면 구형 설비를 보유한 대한유화와 SK지오센트릭은 에쓰오일이 감산에 동참해야 한다고 본다. 에쓰오일은 설비를 늘리는데, 다른 회사들은 설비를 줄이라는 게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LG화학과 GS칼텍스가 참여한 여수2호 상황도 녹록지 않다. 지분 구조와 사업 재편 방식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협상이 지지부진하다.

울산과 여수2호의 사업 재편 속도가 늦춰지자 석유화학업계에선 미국·이란전쟁으로 생긴 호기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주요 원유 운송로인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되면서 원유 수급이 막히자 ‘저가 공습’으로 국내 석화업계를 초토화시켰던 중국과 중동 업체들의 석유화학 제품 생산이 급감하거나 중단됐다. 이로 인해 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치솟았고 그전까지 제품을 만들 때마다 손해였던 국내 업체들은 한숨을 돌렸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도 원료인 나프타 수급이 어려워 애를 먹고 있지만 라이벌 국가, 특히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가 멈춘 점은 그나마 호재”라며 “업체들의 주머니 사정도 조금 개선된 덕에 사업 재편에 나설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벌게 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울산과 여수2호 사업 재편이 지지부진하자 업계 관계자들은 답답함을 내비친다. 특히 중국과 중동은 석유화학 제품 생산과 수출만 멈췄을 뿐 설비 증설은 여전히 계속하고 있다. 전쟁이 끝난 후 이들 국가가 증설한 설비를 내세워 과거보다 더 많은 석유화학 제품을 만들어 내면 국내 업계는 대응조차 하지 못하고 공멸할 수밖에 없다. 다른 관계자는 “울산과 여수2호 모두 사업 재편을 빠르게 끝내야만 (석유화학)업계의 장기적인 생존과 발전이 가능하다”며 “해당 산단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대산과 여수1호 참여 기업들처럼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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