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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뺐더니 소비층이 넓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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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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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편의점 냉장고 앞. 투명한 병에 민트색 포인트가 들어간 소주 한 병 앞에서 손이 잠깐 멈춘다. “이거, 덜 부담스럽다던데.” 누군가의 한마디가 이미 선택을 끝내놓은 듯하다.

 

롯데칠성음료 제공
롯데칠성음료 제공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2022년 9월 등장한 롯데칠성음료 ‘새로’ 소주는 출시 7개월 만에 1억병, 3년 만에 8억병을 넘어섰다. 단순한 히트 상품처럼 보이지만, 흐름은 다르다. ‘소주=쓴맛’이라는 공식을 흔든 첫 신호였기 때문이다.

 

‘새로’의 출발점은 단순했다. 과당을 빼고, 대신 “부담 없이 마시는 술”을 만들겠다는 것. 기존 소주가 단맛과 자극적인 향으로 호불호가 갈렸다면, 새로는 정반대 길을 택했다. 당류를 제거한 ‘제로 슈거’ 구조에 증류식 소주를 더해 맛을 정리했다.

 

결과는 빨랐다. 출시 4개월 만에 5000만병. 최근 소주 시장에서도 이례적인 속도다. 이 흐름은 단순한 ‘건강 트렌드’로 설명되기 어렵다. 실제로는 ‘회식 중심 → 가벼운 음주’로 바뀐 소비 패턴과 맞물린 변화다. 많이 마시는 시대에서, ‘부담 없이 즐기는 술’로 기준이 이동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1월, ‘새로’는 출시 이후 처음으로 레시피를 손봤다. 방향은 명확했다. 더 부드럽게. 기존 보리쌀 증류주를 빼고 국산 쌀 100% 증류주로 전환했다. 여기에 BCAA 계열을 포함한 아미노산 5종을 추가했다.

 

이 변화는 단순한 성분 교체가 아니다. 업계에서는 이를 ‘목넘김 경쟁’으로 본다. 같은 도수라도 체감이 다르게 느껴지도록 만드는 전략이다. 알코올 도수는 15.7도로 유지하면서도, 질감은 더 가볍게 설계했다. “술은 마시되, 취하는 부담은 줄이고 싶다”는 소비 성향을 정조준한 셈이다.

 

‘새로’가 눈에 띄는 건 제품만이 아니다. 브랜드를 풀어내는 방식 자체가 다르다. 대표 사례가 성수동 팝업 ‘새로중앙박물관’. 단순 전시가 아니라 ‘비법서를 찾는 방탈출 게임’ 구조로 설계됐다. 술을 마시기 전부터 이미 경험이 시작되는 방식이다.

 

이전 팝업 ‘새로도원’ 역시 약 5개월 동안 4만명 넘는 방문객을 모았다. 단순 시음이 아니라 공간·스토리·음식을 묶은 체험형 콘텐츠였다. 셰프 협업 메뉴는 예약 플랫폼에서 평점 4.9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브랜드 축은 캐릭터다. 구미호에서 따온 ‘새로구미’는 단순 마스코트가 아니라 세계관의 중심이다. 광고, 패키지, 팝업까지 하나의 서사로 연결된다. 실제로 ‘대한민국 광고대상’, 스파익스 아시아 2025 동상 등 주요 시상식 성과로 이어졌다. 소주 광고가 아니라 ‘콘텐츠’로 소비된 결과다.

 

이 흐름은 주류 시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유통 전반에서 같은 패턴이 반복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코카콜라 제로다. 당류를 뺀 대신 ‘부담 없는 선택’이라는 메시지로 소비층을 넓혔다. 국내에서는 칠성사이다 제로 역시 같은 흐름 속에서 빠르게 자리 잡았다.

 

주류 업계에서는 하이트진로의 ‘진로이즈백’이 있다. 맛이 아니라 ‘복고 감성’과 캐릭터로 경험을 재설계했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CU가 협업·한정판 상품으로 ‘사는 재미’를 전면에 내세웠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는 술의 맛만으로 경쟁하는 시대는 끝났다”며 “어떤 방식으로 기억되느냐가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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