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도박장 논란 속 15년 만에 1위
휴일엔 5개 구장 8만여명 최다 관중
6년 만에 두산 복귀 플렉센 ‘짠물투구’
한화 페라자는 4할대 불방망이 뽐내
아시아쿼터 왕옌청·고우키 주목받아
신인 오재원·이강민 ‘주전급 활약’도
2026 프로야구 개막을 준비하는 10개 구단이 스프링캠프의 성과를 최종 점검하는 무대가 있다. 바로 시범경기다. 시범경기를 통해 시즌 개막에 나설 최상의 전력을 만들어 낸다. 시범경기 성적이 바로 정규시즌 성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올해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24일 팀당 12경기씩의 레이스를 마쳤다. 지난 22일에는 전국 5개 구장에 총 8만3584명의 관중이 입장해 전날 수립한 8만42명의 역대 시범경기 일일 최다 관중을 하루 만에 갈아 치우는 등 이번 시즌도 흥행대박을 예고했다.
그래도 역시 올해 시범경기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대만 전지훈련에서 ‘도박장 파동’을 겪은 롯데가 깜짝 1위를 차지한 것이다. 롯데는 시범경기 최종전인 인천 SSG전에서 3-6으로 지면서 8승2무2패, 승률 0.800을 기록해 2위 두산(7승1무4패·승률 0.636)을 1.5경기 차로 따돌리고 1위에 올랐다. 롯데가 시범경기 1위에 오른 것은 LG, KIA와 공동 1위를 차지한 2022년 이후 4년 만이다. 단독 1위에 오른 것은 2011년 이후 15년 만이다.
롯데는 지난 2월 대만 전지훈련 기간 야수 4명이 도박장에 출입하는 물의를 일으키며 KBO로부터 출장정지라는 징계를 받았지만, 시범경기에서 5연승을 달리는 등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물론 시범경기는 시범경기일 뿐이라고 자중하고 있지만 좋지 않았던 팀 분위기를 일신하기에는 충분한 결과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시범경기에서 이 정도면 잘하는 거다. 지난 2년간 시범경기 때 암울했다. 정규시즌에도 부상만 없다면 처지지 않고 잘할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롯데는 ‘봄에만 강하다’는 의미로 ‘봄데’란 별명이 있지만 올해는 징계 4인방과 부상자 등 이탈 선수들이 복귀할 때까지 전력을 다하며 가을까지 강한 모습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김 감독은 “지금 2군에는 육성선수밖에 없다”며 “이대로 잘 버티고 무너지지 않는다면 정규시즌에서도 잘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팀 성적 못지않게 시범경기는 신입 외국인 선수와 신인 선수 등 새 얼굴들의 기량을 확인하는 장이기도 하다. 특히 올해는 최초로 아시아쿼터 선수들도 합류해 많은 팬이 시범경기 내용에 관심이 컸다. 외국인 선수들 가운데서는 한국을 떠났다 다시 돌아온 복귀파들의 활약이 시범경기에 눈부셨다. 대표적으로 2020년 이후 6년 만에 돌아온 두산 투수 크리스 플렉센이 좋은 모습을 보였다. 플렉센은 이번 시범경기 3경기에 나서 12.1이닝 동안 1점만 내주며 평균자책점 0.73의 짠물 투구를 선보여 개막전 출격을 위한 예열을 마쳤다. 2년 만에 복귀한 한화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도 타율 0.409(22타수 9안타) 2홈런의 맹타를 휘두르며 익숙한 무대인 만큼 적응이 필요 없음을 알렸다.
아시아쿼터 가운데서는 한화의 대만 출신 투수 왕옌청이 주목받고 있다. 왕옌청은 3경기 12.1이닝 4자책점으로 평균자책점 2.92의 준수한 활약을 펼치며 한화 선발 한 축을 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키웠다. 또한 KT 스기모토 고우키는 4경기 4이닝 무실점 호투로 불펜 요원으로서 합격점을 받았다. 리그에 새 활력을 불어넣어 줄 신인들의 활약상도 이번 시범경기의 관전 포인트였다.
신인 중 시범경기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지명된 한화 외야수 오재원이 있다. 오재원은 2할대 중반의 준수한 타율에 안정적인 외야수비와 주루 센스 등으로 기대감을 갖게 하고 있다. 여기에 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 선수인 KT 내야수 이강민은 안정된 수비로 주전 유격수감으로 떠오르고 있다.
1군 붙박이로 발돋움할 만한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들도 있다. 삼성 외야수 이해승, LG 포수 이주헌, KIA 내야수 박민, 한화 포수 허인서 등은 시범경기 맹타를 휘두르며 든든한 백업 자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였다.
여기에 더해 이번 시범경기는 박찬호(두산), 최형우(삼성), 김범수(KIA) 등 자유계약선수(FA) 이적생들이 새 유니폼 입고 등장해 본인과 팬 모두 새로운 모습에 적응하는 시간이라는 점에서도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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