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1위 MSC에 지분 매각 추진
원유 운송 ‘게임 체인저’ 주목
국내 중견 해운 선사인 장금상선그룹이 세계 1위 컨테이너 선사인 스위스 MSC에 핵심 계열사 지분 50% 매각을 추진하면서 해운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올 들어 중고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을 대거 사들인 장금상선은 중동 전쟁 이후 원유 수송에 차질이 빚어지자 선박을 일종의 ‘저장 시설’로 대여하는 사업 등으로 큰 수익을 내며 전쟁 수혜 기업으로 떠올랐다. 양사 간 거래가 주요국의 결합 심사를 통과할 경우 글로벌 해운 시장 질서를 뒤흔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MSC는 장금상선의 유조선 사업 계열사인 장금마리타임 지분 50%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양측은 이미 투자 협약을 체결하고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한 그리스·키프로스 등 주요 국가 경쟁당국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현재 심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MSC는 컨테이너 중심 사업에서 원유 운송 시장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게 된다. 장금마리타임도 글로벌 1위 선사의 자본력과 네트워크를 통해 사업을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장금마리타임은 최근 중고선 매입과 신조 발주를 병행하며 VLCC 선대를 공격적으로 늘려왔다. 올해 들어서만 중고 VLCC 30척 이상을 추가 매입했다. 1척당 가격은 6000만∼7000만달러(900억∼1000억원)로 단기간에 4조원 가까이 자금을 투입한 것이다. 현재 약 130척 규모의 VLCC를 운영하며 유조선 시장 점유율을 10%대 후반으로 늘렸다. 장금마리타임은 장금상선과 동일 법인은 아니지만 오너 일가가 지배하는 관계사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장금마리타임의 공격적인 VLCC 매입 배후에 MSC가 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있었는데, 이번 지분 인수를 통해 양측의 협력 관계가 공식화된 것이다.
중동 전쟁 여파로 유조선 운임이 급등한 가운데 장금마리타임의 선대 확장과 MSC의 지분 인수는 글로벌 원유 운송 시장을 재편할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양사 결합이 시장 지배력 확대와 독과점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국 경쟁당국의 심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MSC와의 결합이 현실화할 경우 탱커 시장에서도 ‘대형 플레이어’ 중심의 재편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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