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공예 특별전 사흘간 성황
장인들 “우리 공예에 대한 국민적 관심 기대”
“정부조달문화상품협회가 2000년 창립된 이후 매년 국회 특별전, 정부대전청사전 등 다양한 전시를 열어왔지만, 영부인이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 덕분인지 사흘 동안 많은 관람객이 찾아 공예인들이 크게 고무돼 있습니다.”
고성배 정부조달문화상품협회장은 15일 사흘간 열린 ‘정부조달문화상품 특별전’이 이례적으로 6000여 명의 관람객을 모으며 성황을 이뤘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달청이 주최하고 정부조달문화상품협회가 주관한 ‘정부조달문화상품 특별전’은 ‘한국본색(韓國本色)’을 주제로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간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284(옛 서울역)에서 열렸다.
13일 열린 개막식에는 김혜경 여사가 참석했다. 정부조달문화상품협회가 2000년 창립된 이후 대통령 배우자가 행사에 참석한 것은 26년 만에 처음이다.
김 여사는 축사를 통해 “이번 특별전이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더욱 높이고, 일상적인 소비로까지 이어지는 중요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K-컬처가 세계적인 사랑을 받으면서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며 “국립중앙박물관 굿즈가 없어서 못 팔 정도라는 사실은 많은 분들이 전통문화를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며 일상 속에서 가까이 누리고 싶어 한다는 뜻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관심이 전통문화 발전을 위해 애쓰는 장인 여러분께 더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창작에 전념할 수 있는 든든한 기반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 여사는 전시 제품 중 조형도자기를 출품한 오형신 작가에게 “민화 등에서 무섭게 묘사되는 호랑이를 친근하게 표현했다”며 재료와 작업 과정 등을 물었다. 또 민화에 나전이 채색된 작품을 보며 “검은 나전도 아름답지만 색이 있는 나전도 마치 회화처럼 아름답다”고 평했다.
건강과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민화 ‘십장생도’를 가까이에서 세밀하게 관찰하며 출품자인 김경희 작가에게 제작 과정에 대해 질문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김 여사는 관람 도중 실크 부채와 넥타이 등을 구매한 뒤 전시장에 마련된 붓글씨 체험관을 찾아 ‘대한민국 대통령 부인 김혜경’이라는 글을 직접 붓글씨로 남기기도 했다.
작품을 출품한 ‘한국의향기’의 엄년식 대표는 “행사 첫날 영부인이 참석해 전통공예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셔서 전시에 참여한 공예 작가들과 명장들이 큰 자부심과 애국심을 느끼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날 개막식에는 김 여사를 비롯해 김교흥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 김진표 전 국회의장, 김종규 한국박물관협회 명예회장, 박창식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원장, 이광수 국제조형예술협회(IAA) 회장, 신탁근 온양박물관 상임고문 등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김교흥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축사에서 “K-컬처의 세계화와 함께 전통문화상품도 동반 성장하기를 기대한다”며 내빈으로 참석한 박창식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원장에게 “정부조달문화상품은 국가가 공인하는 상품인 만큼 조달청과의 협업을 통해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전통문화상품의 우수성을 알리고 판로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특별전에는 박해도, 류충선, 김기웅, 김경희 등 장인과 작가들의 한복과 은공예, 민화, 낙죽장도 등 전통공예품을 비롯해 스카프, 자개 텀블러, 수저 세트 등 전통의 멋을 살린 생활용품 등 200여 점이 출품됐다.
‘한국의향기’ 소속 박해도 장인은 ‘시간을 항해하는 거북선’ 등 은공예 작품으로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그가 구사하는 타출(打出) 기법은 금속판을 수만 번 두드려 입체적인 문양을 밀어 올리는 고도의 숙련 기술이다. 이는 단순한 장식을 넘어 차가운 금속판에 풍부한 양감과 생동감을 불어넣는 조형 작업이다.
박 장인은 “기계적 공정으로는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인간의 호흡과 인고의 시간이 담겨 있다”며 “얇은 은판이 장인의 정교한 망치질을 견디며 유려한 곡선으로 피어날 때 평면의 금속은 비로소 공간을 점유하는 입체적인 예술품으로 거듭난다”고 말했다.
서효진 작가는 전통 칠보 기법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작품을 선보였다. 칠보는 가마 속에서 불의 세례를 거치며 실제 보석에서도 구현하기 어려운 무궁무진한 색채와 투명한 질감을 드러낸다.
서 작가가 지향하는 조형적 본질은 ‘백목단(白牧丹)’이다. 부귀와 화려함의 상징인 목단을 삶의 탄생과 시원(始原)을 상징하는 ‘순백’의 색채로 재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꽃이 피고 물이 흐른다’는 수류화개(水流花開)의 자연 섭리를 시각화한 작품으로, 화려함 너머에 존재하는 절제된 단아함과 한국인 특유의 고결한 정신성을 담아냈다.
협회 측은 사흘간 관람객 집계 결과 국내외 방문객 6000여 명이 전시장을 찾았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조달문화상품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고성배 회장은 “이번 특별전을 계기로 정부가 인정하는 전통공예품 등 문화상품이 관공서 납품에 그치지 않고 재외 공관 등을 통해 세계 시장으로 확산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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