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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빨대로 빨아먹지 마세요”…‘아아’에 ‘거품’ 얹었더니 [밀착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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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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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업계, 거품·크림 얹은 ‘아아’ 변주 전쟁
스벅 ‘에어로카노’, 최단 기간 100만잔 판매
“원두 차별화는 한계…부담 적은 메뉴 변형”

“절대로 빨대로 빨아 드시면 안 됩니다. 커피 위의 크리미한 거품 맛을 느끼기 어렵거든요. 컵에 입을 댄 채 그대로 마셔주세요.”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 스타벅스 지원센터. 짙은 갈색 커피 위로 부드러운 폼이 폭포수처럼 흘러내리는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마치 흑맥주를 보는 듯했다. 빨대 없이 한 모금 마시자 입술에 닿는 쫀쫀한 폼이 가장 먼저 느껴졌다. 뒤이어 아메리카노 특유의 시원하고 깊은 풍미가 다가왔다. 5분 뒤 다시 마셨을 때는 라떼나 카푸치노처럼 한층 묵직한 질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익숙하면서도 낯선 이 음료는 스타벅스가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선보인 ‘에어로카노’(Aerocano)다.

‘에어로카노’ 출시를 하루 앞둔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 스타벅스 코리아 지원센터에서 스타벅스 엑설런스센터 파트너가 에어로카노를 제조 중이다.
‘에어로카노’ 출시를 하루 앞둔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 스타벅스 코리아 지원센터에서 스타벅스 엑설런스센터 파트너가 에어로카노를 제조 중이다.

 

◆ ‘얼죽아’ 나라 공략 고심…세계 최초 ‘에어로카노’ 론칭한 스벅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나라 한국을 공략하기 위한 커피 업계 전쟁이 뜨겁다. 상향 평준화된 소비자 입맛과 새로운 경험을 중시하는 트렌드가 맞물리며 기존 아메리카노 메뉴에 변주를 준 신제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증샷이 이어지는 등 소비자 반응도 긍정적이다. 업계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메뉴를 내놓는 데 따른 위험 부담은 낮추면서도 가격을 소폭 높여 수익성을 확보하려는 전략도 담겨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코리아가 지난달 26일 출시한 에어로카노가 출시 7일 만에 판매량 100만잔을 돌파했다. 이는 스타벅스 아이스 음료 가운데 가장 빠른 기록이다. 전국 매장에서 통상 영업시간 내 시간당 약 9500잔, 초당 약 2.6잔이 팔린 셈이다. 같은 기간 아메리카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판매되며 대표 메뉴로 부상했다. 

 

에어로카노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콜드 브루에 이은 스타벅스의 새로운 아이스 커피 라인업이다.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에어레이팅(공기 주입)’ 공정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커피 기계에서 우유에 거품을 만드는 스팀기를 이용해 만든다. 에스프레소와 얼음이 담긴 용기에 약 10초간 공기를 강하게 주입해 부드러운 거품층을 만든다. 완성된 음료를 컵에 따르면 커피와 거품이 컵 안쪽을 따라 폭포처럼 흘러내리는 ‘캐스케이딩’ 장면이 연출된다. 공기층 덕에 입안에 닿는 질감은 부드럽지만 에스프레소의 쌉싸름한 풍미는 그대로 살아 있다. 익숙한 아메리카노에 질감 변화를 준 메뉴다.

 

주 구매 연령층은 2030세대에 집중됐는데, SNS를 중심으로 캐스케이딩 모습이 담긴 에어로카노 시음 후기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보다 부드러운 맛에 기존 아메리카노의 쌉싸름한 맛을 부담스럽게 느끼는 소비자들에게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평도 나온다.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 스타벅스 코리아 지원센터에서 스타벅스 엑설런스센터 파트너가 에어로카노를 제조 중이다. 에스프레소와 얼음이 담긴 용기에 스팀기를 이용해 공기를 주입하면 완성된다.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 스타벅스 코리아 지원센터에서 스타벅스 엑설런스센터 파트너가 에어로카노를 제조 중이다. 에스프레소와 얼음이 담긴 용기에 스팀기를 이용해 공기를 주입하면 완성된다.

 

스타벅스는 한국을 첫 출시 국가로 선택한 이유로 독특한 커피 문화를 꼽았다. 알렉산드라 오르솔릭 스타벅스 아시아태평양 시니어 프로덕트 매니저는 “한겨울에도 아이스 커피를 즐기며 얼죽아 트렌드를 이끌고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이 높은 한국이 에어로카노를 전 세계 최초로 론칭할 최적의 마켓이라 생각했다”며 “새로운 커피 경험을 가장 빠르게 받아들일 수 있는 곳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3년(2023~2025년)간 스타벅스코리아에서 판매된 아메리카노 중 아이스 아메리카노 비중은 매년 70%를 웃돌았다.

 

◆ 기존 ‘아아’ 변주 택한 커피업계…“가격↑, 리스크↓”

 

경쟁 브랜드들도 비슷한 흐름에 올라탔다. 상향 평준화된 커피 시장에서 원두의 차별화 등만으로는 소비자 눈길을 끌기 어려워지자 새로운 텍스처를 구현한 메뉴들을 내놓고 있다. 층이 나뉘는 비주얼이나 거품, 크림 등 입안에서 느껴지는 촉감을 강조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려는 전략이다.

 

투썸플레이스는 이달 우유와 생크림을 블렌딩한 크림을 커피 위에 얹은 ‘생크림 커피’(Cream Top Coffee) 라인업을 선보였다. ‘생크림 아메리카노’는 깔끔한 아메리카노 위에 부드러운 생크림을 올렸다. 단순히 토핑을 더하는 방식이 아니라 커피와 생크림의 균형을 고려한 전용 레시피를 개발한 것이 특징이다. 리스트레토 방식으로 추출한 커피를 사용해 깔끔한 풍미를 살렸다. 할리스도 지난달 기존 아메리카노 위에 크림을 더한 ‘바닐라 딜라이트 아인슈페너’를 출시하며 차별화에 나섰다.

지난달 출시한 할리스 ‘바닐라 딜라이트 아인슈페너’(왼쪽)와 이달 출시한 투썸플레이스 ‘생크림 아메리카노’.
지난달 출시한 할리스 ‘바닐라 딜라이트 아인슈페너’(왼쪽)와 이달 출시한 투썸플레이스 ‘생크림 아메리카노’.

 

아메리카노 변주 메뉴가 늘어나는 배경에는 수익 구조도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인의 커피 소비량은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데이터 분석 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의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416잔으로 집계됐다. 하루 한 잔 이상 마시는 셈인데, 가장 많이 팔리는 메뉴는 가격이 비교적 낮은 아메리카노다. 아메리카노 마진율이 인건비와 임대료 등을 제외할 경우 약 15~37%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원두 가격은 연이어 상승세지만, 소비자 민감도가 높은 아메리카노 가격을 직접 올리기는 쉽지 않다. 결국 기존 아메리카노를 기반으로 새로운 요소를 더한 변주 메뉴를 통해 가격을 소폭 높이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원재료는 크게 달라지지 않으면서 가격은 수백 원에서 1000원 이상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 에어로카노 제조 직후 모습(왼쪽)과 10분가량 흐른 뒤의 모습. 시간이 지날수록 층 분리가 일어난다.
스타벅스 에어로카노 제조 직후 모습(왼쪽)과 10분가량 흐른 뒤의 모습. 시간이 지날수록 층 분리가 일어난다.

 

실제 스타벅스 에어로카노 가격은 4900원으로 기존 아이스 아메리카노 메뉴보다 200원 비싸다. 투썸플레이스의 생크림 아메리카노는 레귤러 기준 5200원으로 4700원인 아이스 아메리카노 대비 500원 높게 책정됐다. 할리스 바닐라 딜라이트 아인슈페너는 아메리카노보다 1100원 더 비싼 5800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완전히 새로운 커피를 내놓는 것은 실패 리스크가 크지만 아메리카노를 변형한 메뉴는 소비자 거부감이 적다”며 “익숙한 커피에 새로운 경험을 더하면서 수익성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기존 메뉴에 새로운 요소를 더해 가격을 조금씩 올리는 방식의 신제품 출시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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