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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HL-뉴욕대 “세계화 역대 최고 수준, 미·중 디커플링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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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직 선임기자 repo2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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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관세 인상과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세계화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특송기업 DHL은 뉴욕대학교 스턴 경영대학원과 함께 최근 세계화 수준과 국제 무역의 흐름을 분석한 ‘DHL 글로벌 연결성 보고서 2026’을 발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보고서는 무역(Trade), 자본(Capital), 정보(Information), 사람(People)의 국제적 흐름을 추적한 900만 개 이상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세계화의 현황과 변화 양상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정학적 긴장 고조, 미국의 관세 인상,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세계화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세계화 수준을 국경 간 흐름이 전혀 없는 상태를 0%, 국경과 거리가 무의미해질 정도로 영향이 없는 상태를 100%로 설정해 측정했다. 그 결과 지난해 세계화 수준은 25%로 2022년 기록한 사상 최고치와 동일한 수준이다. 

 

존 피어슨 DHL 익스프레스 최고경영자는 “세계화가 현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세계 경제에서 세계화가 지니는 가치를 보여준다. 빈곤 문제나 기후 변화 등 세계가 직면한 주요 과제는 국제적인 협력 없이는 해결할 수 없다. 이번 보고서는 국가와 기업들이 국경 안으로 후퇴하지 않고 여전히 글로벌 협력을 이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국제 무역은 변동성이 컸던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면 2017년 이후 가장 빠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 수입업체들이 관세 인상에 앞서 물량 확보에 나서며 무역량이 크게 증가했으며, 이후 미국 수입량이 전년 대비 감소했음에도 중국의 비미국 시장 수출 확대가 지속되며 견고한 국제 무역 성장을 뒷받침했다.

 

AI 관련 상품 무역의 급증도 주요 요인으로 분석됐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AI 관련 제품이 전체 상품 무역 증가의 42%를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최근 미국의 관세 인상이 올해 국제 무역 성장 속도를 다소 둔화시킬 수 있으나 성장 자체를 멈추게 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2029년까지 국제 상품 무역은 연평균 2.6%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지난 10년간 평균 성장률과 유사한 수준이다. 미국의 관세 인상에도 무역이 성장할 수 있는 이유는 전 세계 무역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전 세계 수입의 13%가 미국으로 향했고, 수출의 9%만이 미국에서 발생했다. 또한 다수의 국가가 새로운 무역 협정을 추진하며 대체 시장 확보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이번 보고서에는 자본·정보·사람 흐름에서 서로 다른 추세가 나타났다.

 

자본 흐름의 경우 해외 투자가 국내 투자로 전환되는 뚜렷한 움직임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다국적 기업의 해외 매출 비중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그린필드형 해외직접투자(그린필드 FDI) 발표는 감소했으나 전체 해외직접투자 흐름은 증가했고 국경 간 인수합병(M&A) 활동도 견조한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정보 흐름은 지난 20년간 세계화 확대에 크게 기여했지만, 2021년 이후 성장세가 둔화되고 변동성이 증가했다. 지정학적 긴장과 데이터 이동 제한이 정보의 세계화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인적 흐름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완전히 회복되어 국제 여행, 유학생 이동, 해외 이주 규모가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국가별 순위에서는 싱가포르가 세계에서 가장 연결성이 높은 국가로 선정됐으며, 룩셈부르크와 네덜란드가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는 유럽, 북미, 중동·북아프리카 순이었다. 영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연결 범위가 높은 국가로 나타났으며, 아랍에미리트(UAE)는 2001년 이후 세계화 수준이 가장 크게 증가했다.

 

한국은 지난 2019년 37위였던 것과 비교해 6단계 상승한 종합 31위를 차지했다. 연결 정도에서는 89위, 범위에서는 13위에 올랐다. 무역 부문에서는 21위에 올랐다. 한국과 국제 교류가 많은 상위 10개국을 보면 미국이 1위로, 이어 중국, 일본, 베트남, 대만, 싱가포르, 호주, 홍콩, 독일, 인도 순이었다.

 

보고서는 미·중 갈등에도 글로벌 흐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세계 2대 경제국인 미국과 중국 간 경제 관계가 점차 약화되고 있지만, 글로벌 차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제한적인 수준이다. 미·중 교역은 2015년 세계 무역의 3.6%를 차지하며 정점을 기록했으나, 2024년 2.7%, 2025년 1~3분기 기준 2.0%로 감소했다. 국제 비즈니스 투자에서도 미·중 간 투자 비중은 더욱 줄어들어 2025년 기준 1% 미만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중국 간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대부분의 국가는 여전히 기존 무역 파트너와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간 세계 상품 무역, 해외직접투자, 국경 간 인수합병의 4~6%만이 지정학적 경쟁국에서 이탈했다. 이 중 대부분은 가까운 동맹국이 아닌 인도와 베트남처럼 유연한 지정학적 위치를 가진 국가로 이동했다.

 

스티븐 알트만 뉴욕대 스턴 경영대학원 DHL 세계화 이니셔티브 책임자는 “세계화에 대한 정치적 논쟁은 실제 국가 간 흐름보다 훨씬 더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며 “세계화에 대한 위험 요인은 분명 존재하지만, 글로벌 경제 흐름의 회복력 또한 매우 강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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