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소방병원이 정식 개원을 3개월 앞두고도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한 명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계에서는 높은 업무 강도와 의료분쟁 부담 등으로 인한 필수의료 기피 현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4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2월 기준 의사직은 병원장 1명과 내과·외과·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재활의학과·마취통증의학과·진단검사의학과·영상의학과 전문의 8명(서울대 병원 교수 6명 순환·파견, 소방병원 자체 채용 2명) 등 총 9명이다. 이달 중 서울대학교 병원(SNUH) 채용 13명과 국립소방병원(NFH) 자체 채용 6명 등 19명이 추가로 임용될 예정이다. 이들이 합류하면 의사직은 28명으로 늘어난다.
다만 개원 최소 요건을 맞추기 위해 서울대 병원에서 파견했던 외과·영상의학과 전문의는 복귀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3월 말 기준 의사직은 26명(정원 대비 54%)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단계별 개원 계획에 비교하면 의료진 확보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셈이다. 병원은 지난해 12월부터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등 5개 진료과에서 소방공무원과 그 가족을 대상으로 시범진료를 진행해왔으며, 이달부터는 대상자를 지역주민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국립소방병원 관계자는 “6월에 정식 개원하면 총 19개 진료과에서 48명의 전문의가 진료하고 입원실(302병상 중 108병상 우선 운영)·수술실·응급실을 가동해야 한다”며 “그런데 채용이 원활하지 않아 걱정”이라고 밝혔다.
가장 큰 문제는 필수·응급의료에 공백 우려다. 병원에 따르면 응급의학과 의료진을 5명 모집했지만, 현재까지 채용인원은 0명으로 확인됐다. 연봉도 2억8000만~3억2000만 원 선에 추가 가산 조건까지 제시했지만 지원자는 아직 없는 실정이다. 병원 관계자는 “국립소방병원 자체 채용도 쉽지 않고, 병원 운영을 맡고 있는 서울대병원에서도 인력이 충분치 않아 지원을 해주기가 어렵다”며 “응급실 당직도 빠듯하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의료계에서는 과중한 업무 강도와 의료소송 부담이 지원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왕준 명지의료재단 이사장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의료소송 부담이 적지 않다 보니 고위험군 전공을 기피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정부와 학회, 병원계가 인력 수급 계획을 함께 세우고, 응급현장에서의 책임 기준과 법적 보호 장치를 정비하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방근무 기피 현상도 원인으로 꼽힌다. 공하성 우석대 교수(소방방재학)는 “지방은 인력 부족으로 당직과 업무 부담이 과도하다 보니 의사들이 근무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며 “인센티브나 복지 혜택뿐 아니라 응급 의료진이 요구하는 사항을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병원은 정식 개원 전까지 계속 채용 공고를 낼 방침이다. 병원 관계자는 “의사직은 상시 채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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