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사법 3법’에 대한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의 용단을 심사숙고하기 바란다. 대한변호사협회(변협)와 한국여성변호사회(여변) 회장을 지낸 원로 법조인 14명이 범여권이 강행 처리한 사법 3법(재판소원·법왜곡죄·대법관증원)에 대해 “위헌적 요소가 명백한 법률안에 대해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는 것은 헌법적 의무”라고 대통령 결단을 요구했다. 14명이 전체 법조계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이들의 법조 경력이나 법조 대표기관의 수장으로 수행했던 역할을 감안할 때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고언이다.
더욱이 이 대통령이 임명한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마저 언론 인터뷰에서 거부권 행사를 충언했다. 사법 3법에 대해 “대한민국 법치의 수치이며 국격에 맞지 않는다”면서 “다수결은 민주주의 토대이지만 전부는 아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다수결로 세워진 헌법이 다수의 손에 의해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을 역사가 보여준다”고 일갈했다. 대통령 재가와 공포를 거쳐 시행되면 헌정질서와 삼권분립이 뿌리째 흔들릴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재판소원제(헌법재판소법 개정안), 법왜곡죄(형법 개정안)의 위헌 소지와 대법관증원(법원조직법 개정안)의 정치적 배경에 대한 시비는 일일이 거론하지 않아도 잘 알려져 있다. 법안 확정 시 앞으로 헌법적, 사법적, 정치적, 사회적 논란이 계속될 것이다. 소모적 갈등을 피하기 위해선 헌정질서의 수호자이자 삼권분립의 지지자로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와 재입법이 진지하게 고민되어야 한다. 그것이 ‘사법 개혁’의 이름으로 진행된 작금의 제도 변경이 퇴임 후 대통령 신변 보호를 위한 ‘사법 방탄’에 불과하다는 의혹도 털어버리는 길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청래 대표는 사법부 압박의 폭주를 멈춰라. 정 대표는 어제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해 “지금 사법 개혁에 대한 저항군 우두머리 역할을 하는 것이냐”고 비아냥대며 “사퇴도 적절한 타이밍이 있다”고 겁박했다. 조 대법원장이 사법 3법에 대해 “한 번 더 심사숙고해 달라”고 사실상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요청한 것에 발끈한 것이다. 여당은 조 대법원장 탄핵 카드도 만지작거린다. 여당과 진보 진영 내의 신중론에도 사법 3법을 밀어붙여 이 지경을 만든 것이 정 대표와 강경파다. 정치적 목적을 위해 사법부를 흔드는 행태를 중단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헌정과 법치 불신을 야기해 종국에는 민주주의 위기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감당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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