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갑질’에 실종된 지방자치
옳은 후보 선출, 정당과 유권자 책임
지방선거 공천 비리 등 혐의로 60일 넘게 수사를 받아 온 무소속 강선우 의원과 김경 전 서울시의회 의원이 어제 경찰에 구속 수감됐다. 김 전 시의원이 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둔 2022년 1월 ‘공천 헌금’ 명목으로 강 의원에게 1억원을 전달한 정황을 법원이 사실로 인정한 것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무소속 김병기 의원도 지방선거 공천 비리 의혹 등과 관련해 수사를 받고 있다. 한국 정치의 부끄러운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김 의원 관련 수사 또한 경찰이 조속히 매듭짓고 책임에 상응하는 처분을 내릴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세계일보는 오늘까지 3회에 걸쳐 심층기획 ‘자치 없는 지방자치’ 시리즈 기사를 연재했다. 취재를 통해 지방 정치가 중앙 정치에 완전히 종속된 현실, 지방의회 의원들이 지역구 국회의원의 뒤치다꺼리나 하는 낯뜨거운 실태 등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주요 정당들의 시의원 후보 공천을 받으려면 1억원, 구(區)의원은 5000만원이 각각 기본이라니 그저 기가 찰 따름이다. 취재 과정에서 전·현직 지방의회 의원 일부는 국회의원에게 당한 ‘갑질’ 사례를 털어놓으며 자신을 “머슴”이라고까지 불렀다. 지방자치를 일컫는 ‘풀뿌리 민주주의’는 허상에 불과했나.
특히 2015∼2024년 지방의회 의원들이 낸 연간 300만원 초과 고액 후원금의 약 90%가 지방선거 후보 공천권을 사실상 틀어쥔 국회의원에게 흘러갔다는 보도 내용은 자못 충격적이다. 원외 인사이긴 하나 공천에 지대한 영향력 행사가 가능한 당협위원장도 예외가 아니었다. 더욱이 후원금이 제공된 시기는 지방선거 또는 총선 직전에 집중됐다고 하니 공천을 노린 ‘알박기’라는 지적을 들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이쯤 되면 순전히 ‘돈 장사’요, 공천이 아닌 사천(私薦)이다. 이런 식으로 당선된 지방의회 의원에게 공복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은 나무에서 물고기를 찾는 격이다.
민주당은 강선우 사태를 계기로 시도당 공천관리위원회에 국회의원 참여를 최대한 배제하는 등의 방안을 내놨지만, 미봉책이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세계일보 인터뷰에서 ‘공천 회의록 공개’와 외부위원 50% 참여 등과 같은 실질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야의 지방선거 공천 시스템 개혁 약속이 진심이라면 이런 제안 중 하나라도 실행해보라. 지지하는 정당 후보라면 함량 미달이어도 무조건 찍어주는 유권자의 투표 행태도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 정당이 유권자를 무섭게 보고 제대로 된 후보를 공천할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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