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와인의 진화②>
저명 와인 교육자 일레인 추칸 브라운과 떠나는 ‘캘리포니아 와인 지도의 재구성’/‘파리의 심판’서 샤토 몬텔레나 샤르도네 화이트 1위 올라/자신감 얻은 캘리포니아 생산자, 부르고뉴 대표 레드 피노 누아도 앞다퉈 생산/웨스트 소노마 코스트서 최고의 피노누아 선보여/이탈리아 피에몬테 품종 바르베라·프랑스 론 품종 그르나슈로 확대
1976년 ‘파리의 심판’ 화이트 부문 경쟁에서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밸리 생산자 샤토 몬텔레나(Chateau Montelena)는 프랑스 부르고뉴의 유명 도멘들을 모두 제치고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1위 오릅니다. 부르고뉴를 대표하는 화이트 품종 샤르도네가 캘리포니아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은 생산자들은 부르고뉴 대표 레드 품종인 피노 누아 공략에도 나섭니다. 특히 1970년대는 캘리포니아 와인 산업이 확장 시대였기에 품종과 와인 산지가 계속 확장되기 시작합니다.
◆샤르도네에서 피노누아로
▶허쉬 이스트 릿지(Hirsch East Ridge) 피노 누아 2019
파리의 심판 이후 생산자들이 새 품종과 산지를 찾아 나선 모험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와인입니다. 이 와인의 포도는 2022년 5월 소노마 카운티의 19번째 AVA로 지정된 ‘웨스트 소노마 코스트(West Sonoma Coast)’에서 생산됩니다. 소노마 카운티는 1812년에 처음 포도나무가 식재될 정도로 역사가 깊습니다. 1987년 승인된 소노마 코스트 AVA에서 웨스트 소노마 코스트가 따로 분리된 것은 그만큼 뚜렷하게 구별되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태평양에서 4~5km 떨어진 웨스트 소노마 코스트의 해발고도는 120~550m로 산 안드레아스 단층선을 따라 가파른 능선 꼭대기에 포도밭이 있습니다. 한여름에도 바닷물이 굉장히 찰 정도로 일년 내내 흐르는 매우 차가운 태평양 한류와 가파르고 험준한 지형 덕분에 소노마 카운티에서 가장 서늘한 해양성 기후를 보입니다. 덕분에 포도가 낮에 천천히 익고 밤에는 충분하게 쉬면서 좋은 산도를 움켜쥐어 당도와 산도의 완성도가 아주 높은 포도가 재배됩니다. 생동감 넘치는 산도, 적당한 알코올, 순수한 과일향이 바로 웨스트 소노마 코스트 와인의 특징이랍니다. 포도밭 규모는 485ha로 러시안 리버 밸리의 8%, 부르고뉴에 비해 2%에 불과한 작은 지역입니다. 현재 와이너리는 약 29개입니다.
허쉬 이스트 릿지는 이런 웨스트 소노마 코스트에서도 험준하기로 유명한 해발고도 약 410~488m 포트 로스 씨뷰(Fort Ross-Seaview)의 포도로 만듭니다. 태평양의 해무와 서늘한 바닷바람의 영향을 직접 받아 매우 서늘한 곳입니다. 특히 필록세라에 내성이 없는 올드바인 포도가 와인에 포함됐는데, 올드바인은 수확량은 매우 낮은 대신 높은 응축미를 보입니다. 1978년 데이비드 허쉬(David Hirsch)가 와이너리를 설립했고, 현재 딸 자스민 허쉬(Jasmine Hirsch)가 수석 와인메이커를 맡고 있습니다. 2019 빈티지는 자스민의 첫 작품입니다. 씨에스알와인 수입.
◆바르베라·그르나슈로 확장
▶테라 와인 컴퍼니(Thrah Wine Co.) 바르베라 2024
허쉬가 험준한 산악에서도 피노 누아를 잘 재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면서 다른 산악 지역의 다른 품종으로 확장이 계속됩니다. 테라 와인이 시에라 풋힐스에서 만드는 바르베라(barbera) 품종이 대표적입니다. 바르바레는 바롤로와 바르바레스코로 유명한 이탈리아 피에몬테에서 네비올로와 함께 많이 재배되는 품종입니다. 와인메이커가 파리의 심판에서 영감을 받아 산악 지대에서 바르베라에 도전했습니다. 특히 포도 줄기를 제거하지 않는 100% 전송이 발효로 만들어 복합미를 최대한 끌어 올렸습니다. 전송이 발효는 일부 부르고뉴 생산자와 론 밸리의 시라 품종 생산자들이 많이 사용합니다. 강렬한 바이올렛 꽃향기, 블루베리, 잘 익은 딸기의 향이 두드러지고 검은 후추의 매콤한 풍미와 분필 같은 미네랄리티 힌트가 더해집니다. 벨벳처럼 부드러운 탄닌과 활기찬 산도가 매력입니다. 미수입 와인.
▶카민즈 투 드림즈 파이시니스 랜치(Camins 2 Dreams Paicines Ranch) 그르나슈 2023
생산자들은 이처럼 비교적 서늘한 기후를 띠는 산악지대에서 다양한 품종 재배를 시도했는데 프랑스 남부 론을 능가하는 그르나슈도 성공적으로 만들어 냈습니다. 파이시니스 랜치는 센트럴 코스트 몬터레이 카운티(Monterey County) 동북쪽 산악 산지 산 베니토(San Benito) AVA의 남쪽에 있습니다. 몬트레이와 산 베니토 사이에는 해발고도 1000m 가발란 산맥(Gabilan Range)이 남북으로 가로지릅니다. 산 베니토는 주로 석회암 토양이며 파이시네스는 완만한 구릉지로 2008년 처음으로 그르나슈가 식재됐습니다. 장미 꽃잎과 같은 화사한 꽃향기가 지배적이며, 검은 체리, 산딸기, 오렌지 껍질의 풍미가 향긋하게 올라옵니다. 야생 허브와 가벼운 향신료의 뉘앙스가 복합미를 더합니다. 청징과 여과를 거치지 않습니다.
와이너리는 타라 고메즈(Tara Gomez)와 미레이아 타리보(Mireia Taribó)가 2017년 설립했습니다. 타라는 산타 바바라 카운티 산타 이네즈(Santa Ynez)의 인디언 추마시(Chumash) 부족 출신 원주민으로, 캘리포니아주 공식 인증 최초의 미국 네이티브 아메리칸 와인메이커입니다. 미레이아는 스페인 카탈루냐 출신으로, 유럽의 양조 전통과 철학을 와인에 적용합니다. 캘리포니아에는 1700년대에 처음 와인 양조용 포도인 비티스 비니페라(Vitis vinifera)가 들어왔습니다. 당시 스페인 선교단이 가져온 묘목을 미국 농부들과 네이티브 아메리칸이 협업해 재배하기 시작했고 1800년대 중반 다른 품종이 들어오며 캘리포니아 와인 양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미수입 와인. <캘리포니아 와인의 진화③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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