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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주식 호황 남 얘기”… 4집 중 1집 ‘적자 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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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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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처 2025년 4분기 조사

고물가 등 영향… 6년 만에 최고치
소득 증가보다 소비 지출 더 늘어
소득분위 낮을수록 적자 비율 커
5분위 소비성향도 4년 만에 최저

수출·증시 호조, 소비로 연결 약해
韓銀 “구조적 취약성에 기인” 진단

지난해 하반기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 속에 4가구 중 1가구가 적자살림을 꾸린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수준이 가장 높은 5분위에서도 소비가 늘지 않으면서 평균소비성향이 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반도체 호황으로 수출이 늘고, 증시는 역대급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런 호조가 소비로 이어지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해 하반기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 속에 4가구 중 1가구가 적자살림을 꾸린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한 시민이 5만원짜리 뭉치로 계산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하반기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 속에 4가구 중 1가구가 적자살림을 꾸린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한 시민이 5만원짜리 뭉치로 계산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2일 국가데이터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적자가구의 비율은 25.0%를 기록했다. 적자가구는 처분가능소득보다 소비지출이 많은 가구를 의미한다.

적자가구의 비율은 4분기 기준으로 2019년(26.2%)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누적된 고물가로 가계수지 여건이 악화하는 흐름이란 분석이 나온다. 소득이 증가하는 속도보다 지출이 더 빠르게 늘어나는 것이다.

적자가구의 비율은 소득분위가 낮을수록 높게 나타난다. 소득 대비 지출의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소득 하위 20%인 1분위의 적자가구 비율은 58.7%로 전년 대비 1.8%포인트 올랐다. 소득 2분위는 22.4%로 1.3%포인트 올랐고, 3분위(20.1%)와 4분위(16.2%)도 각각 0.1%포인트, 2.9%포인트씩 높아졌다. 소득수준이 가장 높은 5분위에서만 7.3%로 0.9%포인트 낮아졌다.

5분위의 경우 4분기 추석 상여금 지급 등의 영향으로 소득이 크게 늘었지만, 실제 소비에 쓴 비율이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5분위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은 54.6%로 전년 대비 0.4%포인트 낮아졌는데, 2021년(52.6%)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평균소비성향이 감소한 것은 돈을 더 벌었는데도 그만큼 소비를 늘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5분위 가구의 지난해 월평균 명목 처분가능소득은 936만1000원으로 5.0% 늘었다. 주요기업의 상여금 지급 등의 영향으로 근로소득이 2019년 관련 통계 개편 이후 가장 큰 폭인 8.7% 늘었고, 명목 소득은 6.1% 증가했다.

하지만 명목 소비지출은 511만원으로 4.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체 가구의 소비지출 증가율 평균(3.6%)보다는 높지만, 5분위 가구에서 소득이 늘어난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들이 소비를 줄이면서 여윳돈으로 통하는 명목 흑자액은 5.9% 늘었다.

산업 간 불균형과 같은 구조적 취약성으로 수출 확대나 증시 호조가 소비로 이어지는 경향이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최근 ‘과거 회복기에 비춰본 현 소비 국면 판단과 전망’ 보고서에서 “(2000년대 이후 다섯 차례의 민간 소비 회복기와 비교해) 현재 우리나라 경제가 구조적 취약성에 더 크게 노출됐다”면서 “소득·자산 가격 등 거시여건 개선이 소비 확대로 이어지는 파급 효과가 이전보다 줄어든 것으로 평가된다”고 진단했다.

특히 최근 증시 상승세는 반도체 기업의 실적 기대 조정에 따른 것으로, 변동성이 높아 평가 이익이 영구적인 가처분소득 증가로 인식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내놨다. 한은은 “민간 소비는 지난해 1분기를 저점으로 빠르게 반등해 올해부터 ‘점진적 개선형’ 회복기에 진입할 것”이라면서도 “여건 개선의 소비 파급 경로가 약해진 점을 고려하면 향후 증가세가 과거와 비교해 비교적 완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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