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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용 아니었어?”…차전자피 1스푼, ‘나쁜 콜레스테롤’ 낮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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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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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식이섬유 섭취 권장 기준 미달…정제 탄수화물 위주 식단 영향
하루 10g 보충 시 LDL 콜레스테롤 약 5~7% 감소 보고
약물 치료 대체 불가…“충분한 물과 함께 섭취해야 안전”

점심식사를 마친 직장인 김모(39) 씨가 습관처럼 가루 한 스푼을 컵에 덜어 넣는다. 물을 붓고 젓자마자 가루는 투명하고 걸쭉한 젤 형태로 변한다.

 

차전자피는 수용성 식이섬유의 점성을 통해 담즙산 배출을 돕고 LDL 콜레스테롤 감소에 보조적으로 작용한다. 클립아트코리아
차전자피는 수용성 식이섬유의 점성을 통해 담즙산 배출을 돕고 LDL 콜레스테롤 감소에 보조적으로 작용한다. 클립아트코리아

만성 변비 환자들의 화장실 필수품으로 불리던 차전자피다. 배변 활동을 돕는 이 수용성 식이섬유가 최근에는 혈관 건강 관리 보조 수단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실제 한국인의 식탁에서 식이섬유 섭취는 충분치 않다.

 

2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의 하루 평균 식이섬유 섭취량은 21.2g이다. 한국영양학회가 제시한 충분섭취량은 성인 남성 25g, 여성 20g 수준으로, 평균 섭취량은 권장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

 

배달·외식 중심 식생활과 정제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 확산이 식이섬유 섭취 감소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렇다면 왜 하필 차전자피일까. 식이섬유 섭취가 부족해진 자리를 영양제로 간편하게 보완하려는 수요가 작용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채소 반찬을 매끼 충분히 챙기기 어려운 이들에게 물에 타서 마시는 가루 형태는 비교적 간편한 대안으로 받아들여진다.

 

◆콜레스테롤 수치 변화의 의미

 

차전자피가 주목받는 이유는 혈중 지질 수치 변화와 관련한 연구 결과 때문이다.

 

미국임상영양학저널(AJCN)에 발표된 무작위 대조시험(RCT) 기반 메타분석에 따르면, 하루 약 10g의 차전자피를 보충했을 때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평균 약 5~7% 감소한 것으로 보고됐다. 총콜레스테롤 역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줄었다.

 

차전자피의 '혈관 청소' 메커니즘. 제미나이 생성 그래픽
차전자피의 '혈관 청소' 메커니즘. 제미나이 생성 그래픽

기전은 비교적 단순하다. 수용성 식이섬유는 위장에서 수분을 흡수해 점성이 높은 젤을 형성한다. 이 젤이 장내에서 담즙산과 결합해 배출을 돕고, 간은 부족해진 담즙산을 보충하기 위해 혈액 속 콜레스테롤을 사용한다. 그 결과 혈중 LDL 수치가 낮아지는 구조다.

 

◆약물 치료 대체는 ‘불가능’

 

혈당 관리 측면에서도 긍정적 역할이 가능하다. 점성을 형성한 식이섬유는 장내 포도당 흡수 속도를 늦춰 식후 혈당 상승 폭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다만 차전자피가 치료제를 대체하는 수단은 아니다.

 

서울 소재 한 대학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소셜미디어 정보만 믿고 임의로 고지혈증 약을 중단하는 사례가 있다”며 “차전자피는 어디까지나 식단을 보완하는 보조 수단이며, 이미 진단을 받은 고지혈증이나 당뇨 환자의 약물 치료를 대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충분한 물 섭취는 필수

 

안전한 섭취를 위해서는 충분한 수분이 필요하다. 차전자피는 수분을 흡수해 여러 배 이상 팽창한다. 일반적으로 물 한 컵(약 240mL) 이상과 함께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물이 부족한 상태에서 복용할 경우 식도 막힘이나 장폐색 위험이 보고된 바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처음에는 1~2티스푼 소량으로 시작해 위장관이 적응할 시간을 주는 것이 안전하다.

 

수용성 식이섬유가 위장에서 점성을 형성해 포도당 흡수를 지연시키는 원리. 게티이미지
수용성 식이섬유가 위장에서 점성을 형성해 포도당 흡수를 지연시키는 원리. 게티이미지

결국 차전자피 한 스푼이 무너진 식습관을 단번에 바로잡아 주지는 않는다. 기름진 음식과 단 디저트를 즐긴 뒤 보충제 한 잔으로 균형을 되찾을 수는 없다.

 

텀블러 속에서 젤처럼 굳어가는 차전자피를 마시기 전, 오늘 식단에 채소와 통곡물이 충분했는지 돌아보는 것이 먼저다. 혈관 건강은 특정 가루 한 스푼이 아닌 매일 반복되는 식사의 선택에서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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