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정책 수단을 총동원해 다주택자는 물론 주거용이 아닌 투자·투기용 1주택자도 보유보다 매각이 유리한 상황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초고가 주택은 선진국 수도 수준에 상응하는 부담과 규제를 안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다주택자와 농지투기에 이어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해서도 세제와 규제 등 불이익을 시사한 것이다. 역대 정부가 고수해온 ‘다주택 억제, 1가구1주택 유도’기조와 배치되는 방향이다.
무엇보다 1주택자의 경우엔 주거용과 투자·투기용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한국부동산원 등에 따르면 서울·수도권의 비거주 1주택자 비중은 15∼20%에 달한다. 이들 중에는 직장이전과 자녀교육 등의 이유로 보유주택이 아닌 곳에 거주하는 사례가 허다하다. 자칫 평범한 서민과 중산층까지 투기꾼으로 몰릴 수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은 23일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를 언급하며 “비거주 1주택도 주거용이 아닌 투자·투기용이라면 장기보유했다고 세금을 감면하는 건 이상해 보인다”고 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도 “10억, 50억, 100억원짜리 한 채도 있는데, 장기 보유하면 다 똑같이 (양도세를) 공제해준다. 조세 형평에 맞는지 많은 논의가 있다”고 했다. 장특공제는 주택 보유 및 거주 기간이 길수록 양도차익의 일부를 공제하는 것인데 1주택자의 경우 최대 80%까지 깎아준다. 물론 고가 주택 보유자들이 이 제도를 절세 수단으로 악용해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측면이 있다. 그렇다고 집 한 채 보유한 국민의 자산형성까지 문제삼아선 안 될 일이다.
1주택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 강화는 실현되지 않은 이익에 물리는 것이어서 더 위험하다. 우리 보유세 실효세율은 시세의 0.1%대로 미국 (1.0∼1.5%)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0.3%∼0.5%) 보다 낮다. 나라마다 부동산 세제구조와 제도·규제 환경이 다른데 보유세만 떼어내 단순비교하는 건 곤란하다. 미국 등 선진국은 한국과 같은 취득·양도세 중과나 촘촘한 대출 규제가 드물다. 국내총생산(GDP)대비 보유세 비중은 한국이 1.2%로 OECD(1.0%)평균을 웃돈다. 여기에 세계 최고수준의 거래세까지 더하면 국민이 체감하는 세 부담은 결코 작지 않은 수준이다. 급격한 보유세 인상은 세입자에게 전가돼 오히려 서민 부담을 키울 수 있다. 소득이 없는 은퇴·고령층 1주택자의 주거 안정도 위태롭게 된다. 보유세를 높인다면 거래세는 낮춰야 한다. 부동산 거래의 입구(거래세)와 출구(양도세)를 다 틀어막으면 시장이 마비되고 조세저항을 부른다.
노무현·문재인정부는 투기억제를 명분 삼아 양도세와 보유세를 높였지만 결과는 ‘미친 집값’이었다. 똘똘한 한 채 선호현상도 다주택자 중과세가 야기한 부작용이다. 주택공급을 늘리지 않은 채 세금이나 규제 등 인위적인 수요 죽이기로는 집값 안정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섣부른 부동산세 조정은 시장 혼란과 불안을 부추기고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다. 1주택자 세금 부과에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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