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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아 마시면 설탕물?” 250ml에 당 30g…‘과일주스’의 위험한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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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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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 기준 가공식품 당 섭취 1위는 ‘음료류’(30%)
스무디 한 잔에 각설탕(1개 3g 기준) 10개 분량…WHO 자유당 권고 상한선 근접
하버드대 연구 “주스 주 3회 이상, 당뇨 위험 21% 증가와 연관”…통과일 섭취 감소세

26일 오전 8시, 서울 광화문 일대 오피스 상가. 바쁜 출근길 직장인들의 손에는 과일 스무디 한 잔씩이 들려 있다. 믹서기 소리와 함께 갈려 나온 ‘건강’이라는 이미지 뒤에는 당류 30g, 즉 각설탕(1개 3g 기준) 약 10개 분량의 단맛이 담겨 있다.

 

믹서기로 갈아낸 생과일주스는 식이섬유 구조가 잘게 분해되면서 당 흡수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Unsplash
믹서기로 갈아낸 생과일주스는 식이섬유 구조가 잘게 분해되면서 당 흡수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Unsplash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가공식품 당류 섭취 급원 1위는 ‘음료류(30%)’다.

 

◆포만감은 짧고 당 흡수는 빠른 ‘액상 음료’

 

가공식품 당류 섭취에서 마시는 형태가 30%를 차지한다는 점은 일상 속 당 섭취 구조가 음료 중심으로 이동했음을 보여준다. 씹는 과정 없이 섭취되는 액상 음료는 포만감 지속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추가 간식 섭취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한 잔의 진실: 스무디 vs 각설탕 10개. 제미나이 생성 그래픽
한 잔의 진실: 스무디 vs 각설탕 10개. 제미나이 생성 그래픽

시중 일부 스무디 제품은 250ml 한 잔에 당류 30g 안팎을 포함하고 있다. 이는 같은 용량의 탄산음료(약 26~27g)와 비슷하거나 다소 높은 수준이다. 400ml 이상 대용량 제품의 경우 당류 50g에 근접하거나 이를 넘는 사례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성인의 하루 자유당(free sugars) 섭취를 총열량의 10% 미만(약 50g)으로 제한할 것을 권고하며, 추가 건강 이익을 위해 5% 미만(약 25g)으로 낮출 것을 제안하고 있다. 대용량 스무디 한 잔으로 권고 상한선에 근접할 수 있는 셈이다.

 

◆‘건강 이미지’와 실제 당 함량의 간극

 

과일을 액상으로 갈아 마실 경우 식이섬유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구조가 잘게 분해되면서 당 흡수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씹는 과정이 생략되면서 섭취 속도가 빨라지는 점도 혈당 반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과일을 액상으로 마시면 당이 빠르게 흡수돼 혈당이 급격히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며 “시럽이나 당 함유 재료가 추가되면 실제 당 섭취량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숫자가 말하는 장기적 연관성

 

2013년 영국의학저널(BMJ)에 게재된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연구팀의 18년 추적 코호트 연구에 따르면, 과일주스를 주 3회 이상 섭취한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제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이 21% 높게 나타났다(위험 증가와 연관성 관찰).

 

반면 블루베리·포도·사과 등 통과일을 그대로 섭취한 경우에는 당뇨병 위험 감소와 유의미한 연관성이 보고됐다.

 

통과일 섭취는 제2형 당뇨병 위험 감소와 유의미한 연관성이 보고됐다. Unsplash
통과일 섭취는 제2형 당뇨병 위험 감소와 유의미한 연관성이 보고됐다. Unsplash

국내에서도 젊은 연령층의 당 대사 이상 사례가 증가 추세라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당 섭취 구조가 음료 중심으로 이동하는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건강을 이유로 과일을 농축해 마시기보다, 가능한 한 통과일 형태로 섭취하는 것이 당 섭취 조절 측면에서는 보다 유리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갈아 마시는 대신 씹어 먹는 습관이 혈당 관리의 기본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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