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음식 명장 선재스님에게 잘 먹는 법을 묻자 돌아온 답이다. TV예능프로그램 ‘흑백요리사’에서 마치 맑은 물과 공기같은 요리를 선보여 심사위원과 시청자들을 감동시킨 선재스님은 26일 서울 종로구 한국사찰음식문화체험관에서 열린 언론 특강 및 체험행사에 공양(供養)의 의미를 강조했다.
“우리가 먹는 음식을 뭐라고 이야기하죠. 보통 ‘식사’라고 합니다. 불교는 ‘공양’이라고 합니다. 공양의 의미가 뭘까요. ‘나눔’이라는 뜻이에요. 내 몸과 나눔, 내 몸에 들어와서 피도 만들고, 살도 만들고, 뼈도 만들고, 머리카락도 만들어요.”
전통 사찰음식의 철학과 가치를 세계에 알리는 대표 인물로 자리매김한 선재스님은 “사찰 음식은 건강하게 오래 산다고 해서 사찰 음식이 아니다. 지혜를 줘야 된다”며 “일반 사람들한테는 지혜를, 스님들한테는 도(道)를 줘야 된다. 맑은 영혼을 줘야 한다. 그게 음식이 내 몸하고 나누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음식은 우리 마음도 나눕니다. 가족 간에 음식을 통해서 이야기를 하고, 어떤 음식을 먹으면 어머니 생각이 나고, 할머니 생각이 나고, 외국에 가면 고국의 음식이 그리워지듯이, 음식을 통해서 하나의 관계가 형성되는 겁니다.”
유기농 식단에 대한 의견을 묻자 선재스님은 ‘제철음식’을 강조했다. 완벽한 유기농은 찾기 힘들고 완벽에 가장 가까운 게 제철음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에너지 있는 음식을 찾아 먹는 지혜가 바로 제철 음식입니다. 경전에 보면 ‘계절에 따라 병이 일어나니, 계절에 따라서 음식을 취해서 먹으면 병을 예방할 수도 있고, 치료할 수 있다’고 나와 있습니다.”
‘흑백요리사’에서 화제를 모은 ‘가평 잣채소국수’를 만드는 과정에서 선재스님은 물 절약, 재료 절약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손님을 초대해서 요리를 대접할 때도 한두 시간 전에 와서 음식 만드는 과정에 참여하도록 하는데 그래야 간장, 된장 등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는 설명이다. “시금치 한 단이 그냥 얼마짜리 시금치가 아닌 거예요. 이 시금치 속에는 땅의 기운도 있고, 물의 기운도 있고, 햇빛의 기운도 있고, 바람의 기운도 있어요. 이 안에 우주의 모든 생명이 함께하는 거예요. 그다음에 수많은 농부의 손길을 거쳐서 나한테 왔습니다.”
쏟아지는 방송·광고 출연 요청을 대부분 사양하고 있다는 선재 스님은 오로지 우리 음식 문화의 정수를 전파하고 싶은 생각뿐이다. “어릴 때부터 아이들한테 우리 음식 문화를 알려주고, 음식의 지혜를 알려주고, 그 아이들이 크면 우리 문화를 지키고, 우리 음식을 지킬 수 있는 길을 가르쳐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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