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에 찍힌 1600만원. 누군가에겐 중형차 한 대 값이었을 거금을 품고도 소년은 편의점 구석에서 컵라면을 불렸다. 수입차 브랜드 B사 이사의 아들이라는 배경은 연습생 식당에선 숟가락 얹을 자리조차 허락하지 않던 가시방석이었다. 돈이 방패가 아닌 칼날로 변했던 시절, 박형식은 그렇게 1평 연습실의 고독 속으로 자신을 밀어 넣었다.
■ 세뱃돈 모아 만든 1600만원, 배경 지우고 선택한 가시방석
연습생 시절 그의 통장에 찍힌 1600만원은 중학생 때부터 세뱃돈과 용돈을 악착같이 모아온 짠돌이 근성의 결과물이다. 또래들이 떡볶이 값을 걱정할 때 국산 중형차 값을 훌쩍 넘기는 목돈을 쥐었지만, 그는 가명까지 고민하며 오디션을 전전했다. 집안 신분이 밝혀진 순간 동료들의 시선은 싸늘하게 식었고, 매니저와 밥 한 끼를 먹어도 “이사 아들이라 특별대우를 받는다”는 비아냥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제국의아이들 데뷔 전, 타 소속사에서 겪은 이유 없는 따돌림은 가혹했다. 수천만원의 잔고를 쥐고도 소년은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불렸다. 지독한 대인기피증이 찾아온 것도 그때였다. 자신의 존재가 ‘배경’에 잡아먹혀 부정당하던 공포를 10대라는 어린 나이에 오롯이 감당해 낸 흔적이었다.
■ 샤넬 앰버서더가 된 ‘식탐’ 소년. 지독한 결핍이 만든 반전
박형식은 화려한 배경에 기대는 대신, ‘금수저’라는 편견을 지우기 위해 스스로를 낮추는 길을 택했다. 연습생 시절부터 이어진 기나긴 인고의 시간이 남긴 흔적은 훗날 예능에서 보여준 기묘한 ‘식탐’으로 터져 나왔다. 남들이 보기엔 그저 잘 먹는 모습이었겠지만, 실상은 달랐다. 어린 시절 겪어야 했던 지독한 고립은, 소년에게 식탐을 단순한 배고픔이 아닌 채워지지 못한 정서적 허기를 채우는 생존 본능으로 남겼다.
1평 연습실에서 혼자 버틴 기억은 샤넬 앰버서더가 된 지금도 그를 불필요한 소비 대신 실속을 챙기는 단단한 생활력으로 이끌었다. 박형식은 배경에 안주했다면 결코 보지 못했을 세상의 바닥을 제 발로 걸었다. 수입차 브랜드 이사의 아들이 대형 마트 시식 코너를 누비고 가격을 따지는 모습은 연출이 아닌, 배경을 걷어낸 ‘인간 박형식’의 실체였다.
■ 금수저 낙인 지운 수방사…‘진짜’의 증명
슬럼프를 이겨낸 결정적 계기는 ‘진짜 사나이’였다. 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의 기강을 경험한 그는 이곳에서의 성장을 갈망했다. 결국 안락한 보직을 뒤로한 채 수십 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수방사 헌병단에 자원 입대하며 진심을 증명했다.
상위 1%의 체력이 요구되는 수방사에서 오직 구슬땀으로 소임을 다한 시간은 배경을 지우고 써 내려간 군 생활의 마침표가 됐다. 스스로 가장 험난한 곳으로 몸을 던진 결단은 대중이 그를 단순한 ‘금수저’가 아닌 ‘진짜 배우’로 인정하게 만든 전환점이 됐다.
현재 그의 가치는 과거 소년이 쥐었던 1600만원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드라마 회당 출연료는 이미 억대를 넘어섰으며, 광고 모델료 또한 편당 수억원에 달한다. 1평 연습실에서 컵라면을 불리며 버틴 10년의 시간이 부친에게서 물려받을 수 있는 그 어떤 유산보다 거대한 ‘자기 자산’이 되어 돌아온 셈이다.
■ ‘우가패밀리’…금수저 타이틀 대신 ‘사람 냄새’로 뭉친 진짜 우정
연예계 대표 사모임 ‘우가패밀리’ 역시 박형식의 진득한 인간미를 보여준다. 박서준, 뷔, 최우식 등 각 분야 정상에 선 멤버들이 박형식과 이토록 끈끈한 유대를 이어가는 이유는 명확하다. 수입차 이사의 아들이라는 타이틀이 아니라, 10년 무명을 버텨내며 다져진 그의 진짜 ‘사람 냄새’에 매료됐기 때문이다.
부친의 그늘 대신 1평 연습실의 고독을 택했던 소년은 지금, 흔들리지 않는 자신만의 영역을 일궈냈다. 최근 ‘보물섬’을 통해 보여준 존재감은 배경을 지우고 실력으로 버텨온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결과값이다. 10년 전 스스로를 가두었던 그 좁은 방은, 현재 전 국민이 지켜보는 무대로 확장됐다. 이제 소년은 더 이상 울지 않는다. 제 이름 석 자로 버틸 수 있는 자리를 스스로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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