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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5800 환호? 마이너스통장부터 봅니다”…1인당 3800만원 빚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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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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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은 하루 단위 변동, 이자는 매달 기계적 유출
신용대출 금리 다시 4%선 돌파…DSR 40% 규제 체감 커져
증권사 신용공여 3개월새 2.9조↑, 레버리지 청구서 우려

20일 서울 여의도의 한 증권사 객장. 장 마감과 함께 전광판에 찍힌 숫자 ‘5808.53’이 선명하게 떠오르자 곳곳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스마트폰으로 계좌를 확인하던 직장인 김모(38) 씨도 잠시 미소 지었다.

 

20일 서울 여의도 증권사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 5808.53이 표시돼 있다. 지수는 5800선 위에 안착했지만, 가계신용 잔액은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20일 서울 여의도 증권사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 5808.53이 표시돼 있다. 지수는 5800선 위에 안착했지만, 가계신용 잔액은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하지만 그는 이내 화면을 넘겼다. 붉은 불이 켜진 수익률 옆, 꽉 찬 ‘마이너스통장 사용액’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연초 상여금으로 빚을 좀 줄이려고 했는데, 지수가 이렇게 오르니 한도부터 먼저 늘렸다.” 웃으며 말하는 그의 손끝은 추가 매수 타이밍을 잡느라 분주했다.

 

◆환호와 동시에 오른 또 하나의 ‘숫자’

 

이 환호 뒤편에는 가계부채라는 잠재 위험 요인이 자리 잡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5년 12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978조8000억원으로,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다.

 

전분기 대비 14조원 증가했고, 2025년 한 해 증가액은 56조1000억원에 달한다. 코스피 5800선 돌파라는 기록적 상승장 이면에는 이처럼 묵직한 가계부채의 무게가 존재한다.

 

특히 예금은행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 비중은 50~60%대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 금리가 움직일 경우 이자 부담이 빠르게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집은 묶이고 돈은 증시로

 

서울 용산구의 한 은행 창구. 점심시간 번호표를 쥔 30대 직장인이 다급하게 묻는다. “주택담보대출은 막혔다는데, 신용대출은 한도가 얼마나 나오나요?”

 

풍선효과의 실체: 규제는 주담대로, 돈은 증시로. 제미나이 생성 그래픽
풍선효과의 실체: 규제는 주담대로, 돈은 증시로. 제미나이 생성 그래픽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1170조7000억원)은 정부 관리 기조 속에 증가 폭이 둔화하는 흐름을 보였다. 반면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682조1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조8000억원 늘었다. 증권사 신용공여 역시 최근 3개월 사이 2조9000억원 증가했다.

 

부동산 규제와 증시 강세 기대가 맞물리면서 이른바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빚을 내 상승장에 올라타려는 ‘포모(FOMO·소외 불안) 심리’가 차입 투자를 부추기는 배경으로 지목된다.

 

◆수익은 하루 vs 이자는 매달

 

경기 성남시에 거주하는 맞벌이 직장인 박모(42) 씨는 최근 신용대출 5000만원을 추가로 받아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했다. 그는 “계좌 수익률은 오르지만 매달 이자로만 20만원 넘게 빠져나간다”며 “시장 흐름이 한 번만 꺾여도 버티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 신용융자 잔액은 과거 고점 구간마다 20조원 안팎을 기록해왔다. 현재 코스피 거래대금 중 개인 비중은 60~70%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이후 증시 투자 등을 위한 신용대출 수요가 늘어나는 모습이다. 게티이미지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이후 증시 투자 등을 위한 신용대출 수요가 늘어나는 모습이다. 게티이미지

여기에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20일 기준 신용대출 금리는 연 4.010~5.380% 수준이다. 3%대에 머물던 하단이 다시 4%선을 넘어섰다.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1억원 대출 기준 연간 이자 부담은 단순 계산으로 100만원 늘어난다.

 

금융당국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다만 금리 상승이 이어질 경우 이미 한도에 근접한 가계의 상환 부담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1인당 3800만원, 결국 내 삶의 ‘청구서’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약 100% 수준이다. 총인구 약 5200만명으로 단순 환산하면 1인당 약 3800만원이다. 이 거시 지표는 장부상의 숫자를 넘어 매달 빠져나가는 이자 부담으로 이어진다.

 

장 마감 후 코스피는 5808.53에 안착했다. 여의도 객장을 나서던 김씨는 다시 한번 계좌를 들여다봤다. 수익 그래프는 우상향하고 있었지만, 다음 달 카드값을 막아야 할 마이너스통장 잔고는 여전히 빠듯했다.

 

전광판의 숫자는 눈부시게 빛나고 있다. 그러나 상승장의 기대감과 함께 상환 부담이라는 또 다른 숫자도 조용히 쌓이고 있다.

 

※ 용어 설명: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연간 소득 대비 모든 부채의 원리금 상환액 비율을 의미한다. 금융당국은 40%를 상한선으로 적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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