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필요한 물건을 사러 가던 유통 매장이 이제는 특정 IP(지식재산권)를 향유하기 위해 반드시 방문해야 하는 ‘성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IP를 단순한 마케팅 수단을 넘어 소비자를 직접 끌어당기는 강력한 ‘이동 동기’로 활용하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물건이 넘쳐나는 시대, 소비자가 특정 플랫폼을 선택해야 할 명분을 ‘캐릭터’와 ‘서사’에서 찾고 있는 것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는 올해 밸런타인데이에 스누피, 포켓몬 등 강력한 팬덤을 보유한 IP 굿즈를 전면에 내세워 관련 상품 매출을 전년 대비 34%나 끌어올렸다.
주목할 점은 상품 구성의 변화다. 빼빼로데이 등 주요 기념일의 차별화 상품 중 굿즈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23.2%에서 지난해 36.6%로 급등했다. 이제 편의점 기념일 대목의 승패를 결정짓는 것은 1+1 행사나 가격 할인이 아니라, ‘오직 이곳에서만 구할 수 있는 IP 상품’의 희소성이 된 셈이다.
백화점 역시 IP를 ‘판매 수단’이 아닌 ‘방문 목적’ 그 자체로 전환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포켓몬스터 팝업스토어를 정례화하며 MZ세대를 오프라인 공간으로 불러 모으는 데 성공했다. 잘 설계된 IP 콘텐츠 하나가 수십억원의 광고비보다 더 강력한 집객 도구가 된다는 것을 입증한 사례다.
최근 유통가는 단순히 캐릭터를 빌려오는 수준을 넘어, 팬덤이 열광하는 방식인 ‘드로우(추첨)’, ‘한정 판매’, ‘인증샷’ 등 촘촘한 참여 구조를 설계하고 있다.
CJ온스타일의 ‘헬로키티x지수’ 협업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먼저 드로우 방식으로 수요를 검증한 뒤, 오프라인 팝업에서 팬들이 직접 경험하고 SNS에 인증할 수 있는 포인트를 배치했다. 이후 모바일 라이브 방송으로 흐름을 이어가며 재방문과 매출을 동시에 잡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 실제로 지난 5일 진행된 라이브 방송은 10분 만에 주요 상품이 품절됐고, MZ세대의 신규 가입률은 전주 대비 60%나 치솟았다.
물론 과제도 있다. 유명 IP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라이선스 비용 부담이 커지고, 캐릭터의 흥행 여부에 따라 리스크도 뒤따른다. 이에 유통사들은 직접 ‘제2의 벨리곰’ 만들기에 나섰다.
롯데홈쇼핑의 ‘벨리곰’을 필두로 GS리테일의 ‘무무씨와 친구들’, 현대백화점의 ‘흰디’ 등 자체 IP를 육성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자체 IP는 로열티 부담이 없을 뿐만 아니라 브랜드 정체성을 투영하기 유리해 플랫폼 충성도를 확보하는 ‘비즈니스 엔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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