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아버지’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BWV 1001~1006). 바이올린이 들려줄 수 있는 음악의 한계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독주자가 보여주는 건 구조·신앙·사유가 응축된 하나의 우주로 여겨진다. 단 한 대의 악기로 화성과 대위법을 구현하며 음악이 최소한의 수단으로 얼마나 큰 세계를 열 수 있는가를 증명한다.
바이올리니스트 스베틀린 루세브가 2월 22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에서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전곡을 연주한다. 바흐가 남긴 3개의 소나타와 3개의 파르티타, 총 6곡을 약 2시간에 걸쳐 완주하는 대장정이다.
불가리아 출신인 루세브는 동유럽의 깊은 음색과 프랑스 음악 교육의 세련된 해석을 겸비한 연주자로 평가받는다. 불가리아에서 음악 교육을 시작한 그는 프랑스 파리국립고등음악원(CNSMDP)에서 수학하며 국제 무대에 진출했다.
작곡가별 전곡 연주 프로젝트를 통해 자신의 음악 세계를 응축해 선보이고 있는 루세브의 이번 공연은 그의 전곡 연주 프로젝트의 연장선에 있다. 2025년 이자이와 파가니니의 무반주 전곡을 하루에 모두 연주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는 1720년경 바흐가 쾨텐 궁정의 악장으로 재직하던 시기에 작곡된 작품이다. 작곡가로서 원숙기에 접어들던 시절 그는 기악 음악 창작에 가장 집중했다. 이탈리아 교회 소나타 전통 위에 세워진 지적인 3개의 소나타와, 유럽 각지의 무곡 양식을 흡수해 춤곡처럼 배열한 감각적인 3개의 파르티타는 구조적 대비를 통해 거대한 음악적 세계를 구축한다. 화성과 대위법적 긴장을 오롯이 한 대의 악기로 구현해야 하는 이 작품들은 모든 바이올리니스트에게 가장 근본적이자 궁극적인 레퍼토리로 꼽힌다.
루세브는 과도한 해석이나 감정의 과시 대신, 악보 안에 내재된 질서와 흐름을 정직하게 드러내는 연주로 평가받아왔다. 그는 바흐를 두고 “매일의 양식이면서도 히말라야 산과 같다”고 표현했다. 이어 “6곡 가운데는 10대 시절 스승들과 공부하며 무대에서 여러 차례 연주한 작품도 있지만, 방에서 혼자 연습만 해왔고 아직 대중 앞에서 한 번도 연주하지 않은 작품도 있다”며 “이번 공연을 준비하며 바이올린 인생을 돌아보게 됐다. 지금이 이 연주를 할 적기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밝혔다.
전곡 공연을 위한 프로그램 구성에도 그의 고민이 담겼다. 1부에서는 소나타 1번(G단조, BWV 1001), 2번(A단조, BWV 1003), 3번(C장조, BWV 1005)을 작품번호 순으로 연주한다. 그러나 2부의 파르티타는 1번(B단조, BWV 1002), 3번(E장조, BWV 1006), 2번(D단조, BWV 1004) 순으로 배치했다. 루세브는 “구조적 발전의 정점이자 차원의 확장을 보여주는 파르티타 2번의 마지막 악장 ‘샤콘느’로 공연을 마무리하고 싶었다”며 “학창 시절 졸업 연주 프로그램에 포함됐던 작품으로, 이후 줄곧 곁에 머물던 일용할 양식이었다. 동시에 연주할 때마다 여전히 올라야 할 길이 많이 남아 있는 히말라야, 그중에서도 에베레스트처럼 느껴진다. 이 곡으로 공연을 끝맺는 것은 내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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