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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잠만 자서 먼저 갈게”…소름 돋는 ‘모텔 살인’女 메시지 [사건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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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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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북구 모텔 연쇄 사망 사건
20대女, ‘약물 음료’ 건네 20대男 2명 살인·1명 상해 혐의
AI에 “수면제+술, 죽을 수 있나”…범행 직후 카톡메시지도
경찰 “계획범죄, 살인 고의 有”…살인 혐의 변경, 구속송치

서울 강북구 모텔 등에서 약물이 든 음료로 남성 2명을 숨지게 하고 1명을 다치게 한 20대 여성이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그는 범행 직전 수차례 약물의 위험성을 생성형 AI에 질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직후엔 피해자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등 알리바이를 만들려 시도한 정황도 포착됐다.

서울 강북구 모텔 살인 사건 피의자 김모씨가 지난 9일 밤 세번째 피해자 남성과 함께 수유동의 한 모텔로 들어가는 모습(왼쪽). 오른쪽은 2시간쯤 뒤 검은 비닐에 배달 치킨과 빈 병을 담아 홀로 나온 모습. 해당 남성은 다음날 숨진 채 발견됐다. MBC 보도화면 캡처
서울 강북구 모텔 살인 사건 피의자 김모씨가 지난 9일 밤 세번째 피해자 남성과 함께 수유동의 한 모텔로 들어가는 모습(왼쪽). 오른쪽은 2시간쯤 뒤 검은 비닐에 배달 치킨과 빈 병을 담아 홀로 나온 모습. 해당 남성은 다음날 숨진 채 발견됐다. MBC 보도화면 캡처

 

2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강북경찰서는 전날 김모(22)씨를 살인 및 특수상해,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 김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9일까지 경기 남양주시와 강북구 수유동 일대에서 향정신성 의약품이 섞인 음료를 건네 20대 남성 3명을 사상케 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약물을 음료에 타 남성들에게 건넸다고 인정했으나 잠을 재우려고 했을 뿐 사망에 이를 줄은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1차 범행 후 약물 양을 늘렸다는 김씨 진술과 휴대폰 포렌식 결과 등을 토대로 사망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범행한 것으로 보고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구체적으로 김씨가 1차 범행 후 챗GPT에 음주 시 약물 과다 복용의 위험성을 질문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답변을 받은 기록 등이 결정적 단서가 됐다. 그는 ‘수면제와 술을 같이 먹으면 어떤가’ ‘얼마나 같이 먹으면 위험한가’ ‘죽을 수도 있나’ 등을 여러 차례 질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가 범행 전 집에서부터 2가지 이상의 약물을 섞은 음료를 미리 만들어 준비해뒀다는 점도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김씨는 피해자들에게 건넨 음료에 항불안제 성분인 벤조디아제핀을 넣었다고 경찰에 진술했고, 이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피해자 시신에서 벤조디아제핀 외에도 ‘다종 다량’의 약물이 검출됐다는 감정 결과를 경찰에 회신했다. 수사팀은 이런 정황들을 토대로 범행이 계획적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서울 강북구 모텔 살인 사건 피의자 김모씨가 지난 9일 오후 서울 강북구의 한 모텔 앞에서 홀로 택시를 타고 떠나는 모습. MBC 보도화면 캡처
서울 강북구 모텔 살인 사건 피의자 김모씨가 지난 9일 오후 서울 강북구의 한 모텔 앞에서 홀로 택시를 타고 떠나는 모습. MBC 보도화면 캡처

 

계획범죄 정황은 또 있다. 김씨는 3차 범행이 이뤄진 지난 9일 수유동 모텔을 나온 직후 이미 의식을 잃은 또 다른 20대 회사원에게 장문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남겼다. 메시지에는 “깨우려 했는데 잠들어서 먼저 나간다” “음식은 어떡하냐고 했더니, 집에 챙겨가라고 해 가져간다” 등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13만원어치 치킨 결제도 숨진 남성이 “자기 카드로 하라고 해서 그렇게 했다”며 택시 안 사진을 보내며 “현금 다발로 택시비 주고 맛있는 거 사줘서 고맙다”는 메시지도 일방적으로 보냈다.

 

당시 김씨는 피해 남성과 모텔에 들어갔다 치킨을 배달시킨 뒤 음식이 도착하고 10분 후 혼자 방을 나와 입실 2시간 만에 택시를 타고 현장을 벗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검은 비닐에 배달 치킨과 함께 빈 병을 챙겨 나오기도 했다. 김씨는 지난 1월 숨진 첫 번째 사망 피해자에게도 “술 취해서 잠만 자니까 갈게”라며 비슷한 내용의 메시지를 남겼다. 경찰은 이를 김씨가 범행한 뒤 ‘정상적인 데이트 후 헤어졌다’는 알리바이를 남기려 한 시도로 보고 있다. 그는 택시에 타자마자 택시기사에게 현장을 빨리 떠나달라며 재촉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경찰에 체포되기 직전에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기 사진이 담긴 게시물을 올렸는데, 불특정 다수와 계속 소통을 시도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씨의 마지막 게시글이 올라온 시점은 10일 오후 8시28분쯤으로, 경찰은 이로부터 약 30분 뒤 김씨를 강북구 미아동 주거지 앞에서 긴급 체포했다.

서울 강북구 모텔 살인 사건 피의자 김모씨가 지난 12일 서울 도봉구 북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서울 강북구 모텔 살인 사건 피의자 김모씨가 지난 12일 서울 도봉구 북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앞서 지난 9일 김씨와 함께 수유동 한 모텔에 투숙했던 직장인 A씨는 김씨가 건넨 음료를 마신 뒤 다음 날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달 28일 또 다른 직장인 B씨 역시 같은 수법으로 사망했다. 지난해 12월14일에는 경기 남양주시의 한 베이커리 카페에서 김씨의 연인 C씨가 말다툼 중 김씨가 건넨 음료를 마시고 20분 만에 의식을 잃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치료 후 회복한 C씨는 지난달 말 상해 혐의로 김씨에 대한 진정서를 제출했다.

 

경찰은 두 번째 사건을 수사하며 김씨의 신원을 특정했고, 앞선 상해 사건과의 연관성을 확인하던 중 세 번째 사건이 발생하자 지난 10일 김씨를 긴급체포했다. 이후 김씨 자택을 압수수색해 향정신성 의약품인 벤조디아제핀계 약물과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빈 병 등을 발견했다. 설 연휴 기간 김씨에 대한 사이코패스 진단검사도 진행했으며 결과가 나오는 대로 검찰에 송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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