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 사다리 정체에 청년층 주식·ETF로 자산 비중 이동…소액 투자 활성화
고금리·대출 규제 변수 속 금융자산 선호 가속화, 달라진 청년 자산 관리 공식
19일 오전 지하철 2호선 출근길. 3년 차 직장인 김모(31) 씨의 스마트폰 화면에는 부동산 앱 대신 미국 주식 호가창이 떠 있다.
“서울 아파트는 평생 숨만 쉬고 모아도 사기 어렵다는 걸 체감한 순간, 미련 없이 주식 계좌에 월급을 넣기 시작했다.” 집을 향한 체념은 곧장 냉정한 계산으로 이어졌다. 한국의 2030세대에게 내 집 마련 대신 금융자산 확대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 공식이 됐다.
◆주거 진입 장벽에 금융 앱으로 향하는 발길
주거 진입 장벽의 높이는 데이터가 직관적으로 증명한다. 국가데이터처 주택소유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체 가구 자가보유율은 56.2%지만, 30대 가구는 39.8%에 그쳤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4년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서울의 주택가격 대비 소득비율(PIR) 중위값은 13.9배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12.4배)보다 1.5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PIR은 주택가격을 연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13.9배는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4년 가까이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다는 뜻이다.
서울의 주거 진입 장벽은 전국 평균(6.3배)의 두 배를 웃돌며, 수도권 전체 평균(8.7배)과 비교해도 격차가 뚜렷하다. 단순히 숫자상의 비교를 넘어 대출 금리와 취득세 등 부대비용까지 고려하면 청년들이 체감하는 내 집 마련의 무게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투자의 무게중심은 이미 이동 중이다. 한국예탁결제원과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이후 20~30대의 신규 계좌 개설과 해외주식·ETF 거래 비중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데이터처·금융감독원·한국은행이 공동 발표한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도 젊은 가구일수록 금융자산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양상을 보였다.
왜 이들은 벽돌 대신 주식을 택했을까. 고금리 장기화로 주택 담보 대출의 이자 부담은 늘어난 반면,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의 발달로 소액 글로벌 투자의 진입 장벽은 낮아졌기 때문이다. 수십억원이 필요한 아파트 시장 대신 10만원으로도 글로벌 대형 기업의 주주가 될 수 있는 시장으로 투자처를 옮긴 셈이다.
◆‘영끌’ 멈춘 청년들, 정책 변수는 열려 있다
물론 주택 가격과 주식 수익률은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 궤도를 이탈할 수 있다. 정부의 대출 규제 완화나 3기 신도시 공급 물량 확대 같은 정책 카드에 따라 청년들의 자금 이동 방향은 다시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자산 관리 전문가들은 금리와 세제 개편 여부가 향후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 가격 상승률과 금융자산 수익률의 추이에 따라 2030세대의 포트폴리오는 다시 한번 재편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독자들이 마주한 질문은 하나다. “지금이라도 무리해서 집을 사야 할까, 아니면 주식 비중을 늘려야 할까.” 당장의 명확한 정답은 없다. 다만 서울의 PIR 수치가 완만해지지 않는 한, 청년들의 자산 선택이 다변화되는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밤 11시 30분, 미국 증시 개장 알림이 울리자 김씨의 스마트폰 화면이 다시 밝아졌다. 부동산과 주식 사이에서 고민하던 청년들의 저울은 이미 실질적인 수익률과 접근성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반세기 만의 유인 달 탐사](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4/02/128/20260402520494.jpg
)
![[기자가만난세상] 노동신문 ‘혈세 논쟁’을 끝내자](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4/02/128/20260402520485.jpg
)
![[삶과문화] 인생의 작용과 반작용](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4/02/128/20260402520364.jpg
)
![[박일호의미술여행] 고단한 삶을 품은 풍경화](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4/02/128/20260402520408.jpg
)







![[포토] 박하선 '벚꽃 미모'](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4/02/300/20260402520703.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