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독일, 프랑스 등과는 상반된 결정
멜로니·트럼프 간 특수 관계 반영된 듯
교황청은 “중대한 문제 해결 안 돼 불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 가자 지구 재건을 위해 창설한 이른바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가 오는 19일 첫 회합을 앞둔 가운데 주요 7개국(G7)의 일원인 이탈리아가 ‘옵서버’ 자격으로 참여할 뜻을 밝혔다.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들이 불참 의사를 통보하며 위신이 떨어지는 듯했던 평화위원회에 상당한 힘이 될 전망이다.
비록 옵서버 자격이긴 하나 이탈리아의 이 같은 방침은 평화위원회에 비판적인 로마 교황청을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현지 매체에 따르면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외교부 장관은 이날 하원에 출석해 19일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열리는 평화위원회 첫 회의에 참석할 계획임을 공표했다. 타야니 장관은 “가자 지구에서 이탈리아의 주도적 역할을 보장받기 위해서”라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공존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이탈리아의 목표”라고 말했다.
평화위원회는 겉으로 국제기구를 표방하고 있으나 상임 의장국인 미국, 또 의장인 미국 대통령에게 사실상 모든 권한이 집중된 독특한 구조다. 이는 ‘모든 회원국이 평등하다는 전제 아래에서만 국제기구에 가입할 수 있다’고 규정한 이탈리아 헌법에 어긋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탈리아가 고심 끝에 정식 회원국 대신 옵서버 지위를 택한 것도 그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타야니 장관은 “옵서버 참여가 그나마 균형 잡힌 해법”이라며 “그것이 헌법상 제약을 존중하는 태도”라고 설명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정상들 가운데 트럼프와 가장 가깝고 또 잘 통하는 지도자로 꼽힌다. 멜로니는 공개 석상에서 트럼프가 그토록 고대하는 노벨평화상을 꼭 받길 바란다고 말할 만큼 친(親)트럼프 성향을 과감히 드러내고 있다.
이번 평화위원회의 경우도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이 ‘트럼프가 평화위원회를 앞세워 유엔을 대체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고 참여를 꺼린 것과 달리 이탈리아는 어떤 방식으로는 관여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앞서 소개한 이탈리아 헌법과의 충돌 소지 때문에 정식 가입은 일단 보류된 상태다.
멜로니는 최근 트럼프에게 “이탈리아의 회원국 참여를 위해 평화위원회 규정을 좀 변경해달라”고 부탁했으나, 트럼프는 난색을 표했다는 것이 정설로 통한다.
EU 회원국 가운데 이탈리아처럼 옵서버로 평화위원회에 관여하기로 한 나라는 그리스, 루마니아, 키프로스까지 총 4개국이다. 헝가리와 불가리아는 정식 회원국으로 참여한다.
한편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바티칸 교황청은 평화위원회 옵서버 지위를 택한 이탈리아 정부의 결정에 우회적으로 불만의 뜻을 표출했다. 교황청 국무원장(총리에 해당)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이날 멜로니와 만난 뒤 기자들에게 “(이탈리아의 결정은) 우리를 당혹스럽게 만드는 점들이 있다”며 “우리로서는 해결돼야 할 중대한 문제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교황청 또한 트럼프로부터 평화위원회 동참 요청을 받았으나 거부 의사를 명확히 한 상태다. ‘평화위원회가 장차 유엔을 대체하려 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5년 교황청 역사상 최초로 미국인 교황 레오 14세가 탄생한 이후 교황청은 의도적으로 미 행정부와 거리를 두려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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