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다큐멘터리 영화의 거장 프레더릭 와이즈만이 16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96세. 유족은 그가 1971년 설립한 배급사 지포라 필름스를 통해 사망 사실을 알렸으며, 구체적인 사인은 공개하지 않았다.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보스턴대에서 법학을 가르치던 그는 30대 중반 영화로 방향을 틀었다. 초기에는 사회 고발적 성향 탓에 ‘폭로 저널리스트’로 불리기도 했지만, 그는 스스로를 “다큐멘터리스트가 아니라 영화감독”이라 규정했다. 형사·사법, 빈곤, 폭력 등 첨예한 사회 문제를 다루면서도 해설이나 교훈을 덧붙이지 않는 태도를 고수했다.
1967년 이래 그는 45편의 작품을 연출했다. 데뷔작 ‘티티컷 풍자극’(1967)은 매사추세츠주의 범죄 정신질환자 수용 시설인 브리지워터 주립병원의 실태를 적나라하게 담아 파장을 일으켰고, 장기간 상영 금지된 바 있다.
그의 작품들은 동시대의 다양한 사회 제도 속에서 이뤄지는 일상의 인간 경험을 묘사했다. ‘고등학교’(1968)은 필라델피아의 엄격한 공립학교를, ‘미사일’(1988)은 핵미사일 격납고를 운용하는 공군 장교들의 훈련 과정을, ‘시티 홀’(2020)은 보스턴 시청의 행정 현장을 담았다. 그는 한 공간에 몇 주씩 머물며 일상을 관찰했고, 자연광 촬영과 설명 없는 관찰이라는 원칙을 지켰다.
상당수 작품이 3시간 안팎에 달했고, 보스턴 베스 이스라엘 병원 중환자실을 기록한 ‘니어 데스’(1989)는 러닝타임이 5시간 58분에 이른다. 속도와 자극을 중시하는 오늘날 영상 환경과는 정반대의 길을 걸은 셈이다.
말년에도 창작은 멈추지 않았다. ‘잭슨 하이츠에서’(2015)는 뉴욕 퀸스의 다문화 지역을 섬세하게 포착해 호평받았고, ‘뉴욕 라이브러리에서’(2017)는 뉴욕 공공도서관을 통해 지식과 공공성의 의미를 되짚었다. 이후에도 ‘인디애나 몬로비아’(2018), ‘시티 홀’, ‘메뉴의 즐거움 - 트와그로 가족’(2023) 등 장편 다큐멘터리를 잇달아 발표했다. 그러나 지난해 한 인터뷰에서 “새 작품을 만들 에너지가 없다”며 은퇴 의사를 밝혔다.
고인은 2016년 아카데미 공로상, 2014년 베니스 영화제 평생공로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이 밖에도 맥아더 펠로십, 피바디상, 에미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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