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준 거 없으니까 그냥 가세요.”
최근 한 아파트 단지 내에서 반려견 목줄 착용을 요구하는 이웃에게 돌아온 견주의 답변이다. 적반하장식 태도에 지켜보던 주민들이 창문을 열고 사방에서 “목줄 좀 하고 다니라”며 소리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지난 9일 SNS 플랫폼 ‘스레드’에 올라온 이 목격담은 순식간에 4000개에 육박하는 ‘하트’를 받으며 공분을 샀다.
대한민국 네 가구 중 한 가구가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시대지만, 정작 현장의 ‘펫티켓(Pet+Etiquette)’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특히 “우리 개는 안 물어요”라는 견주의 막연한 확신과 “남에겐 그저 공포일 뿐”이라는 비반려인의 시각차가 충돌하며 아파트 단지는 매일 소리 없는 전쟁터가 되고 있다.
현행 동물보호법상 외출 시 목줄 착용은 선택이 아닌 의무다. 하지만 ‘오프 리쉬(Off-leash·목줄 미착용)’로 인한 사고는 끊이지 않는다. 최근 대법원은 맹견 2마리를 목줄 없이 풀어놔 4차례나 인명 사고를 낸 견주에게 금고 4년의 실형을 확정했다.
비단 맹견만의 문제가 아니다. 과거 용인에서는 40cm 크기의 폭스테리어가 세 살배기 아이를 물어 다치게 했고, 유명 연예인의 반려견인 프렌치불도그에 물린 이웃이 패혈증으로 사망한 사건은 여전히 대중의 기억에 선명하다. 소형견이라도 본능에 따른 돌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좁은 엘리베이터 안에서의 갈등은 더 첨예하다. 배설물 방치 문제도 아파트 단지의 고질적인 골칫거리다. 현행법은 공용공간 내 배설물 즉시 수거를 규정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양심에 맡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규제를 넘어 반려인 교육 시스템의 전면적인 개편을 주문한다. 현재의 반려동물 등록제는 유기견 발생 방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실제 공동체 생활에 필요한 에티켓 교육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반려동물 인구 1500만 시대, ‘공존’의 핵심은 사랑이 아닌 책임이다. 내 반려견의 자유가 타인의 안전을 침해하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애정이 아닌 민폐가 된다는 사실을 견주들이 직시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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