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장서 갈등에 방문 문제까지…민간 조사서도 ‘명절 스트레스’ 확인
전문가들 “방문 거부 단정 불가…지속성·맥락 따라 법적 판단 달라져”
설날이 다가오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고향의 냄새와 가족의 온기를 떠올리게 하는 시간이다.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 명절은 조용히 긴장 수위가 올라가는 시기이기도 하다.
‘민족 최대의 명절’이라는 수식어 뒤에는 고부갈등, 장서갈등, 방문 일정 조율 문제 등 오래 묵은 감정들이 켜켜이 쌓여 있다. 이런 갈등이 실제 이혼으로 이어질까.
◆1~3월 이혼 신고 상대적으로 높아
14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4년 혼인·이혼 통계를 보면, 지난해 연간 이혼 건수는 9만 건 초반대를 기록했다. 월별로 보면 1~3월이 다른 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보이는 경향이 나타난다.
1월의 경우 전체의 약 8%대 후반 수준을 차지해 상위권에 속했다. 다만 통계상 특정 달에 이혼 신고가 많다고 해서 곧바로 명절이 직접적 원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혼은 소송 절차 종료 시점, 행정 처리 일정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다만 가정법원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명절을 계기로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 꾸준히 나온다.
혼인 지속기간별로는 5~9년 차 부부 비중이 가장 높았고, 4년 이하도 적지 않았다. 자녀 양육을 마친 뒤 갈라서는 30년 이상 ‘황혼 이혼’ 비중도 10% 중반대를 유지하며 완만한 증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시댁 가기 싫다” vs “일정 조율이 더 힘들다”
명절 갈등의 중심에는 여전히 ‘방문 문제’가 있다.
결혼정보업체 계열 컨설팅 기관이 기혼 여성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는 절반 이상이 시가 방문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또 다른 재혼 전문기관 조사에서는 여성은 ‘시가 가족과의 만남’을, 남성은 ‘배우자와의 일정 조율 과정’을 가장 큰 스트레스로 꼽았다.
물론 이런 조사는 표본 규모와 조사 방식에 한계가 있다. 다만 남녀가 명절을 바라보는 지점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한쪽은 관계 자체가 부담이고, 다른 한쪽은 중간에서 균형을 잡는 과정이 부담이라는 식이다. 작은 오해가 쌓이면 부부 싸움으로 번지는 구조다.
◆명절 방문 거부, 법적 이혼 사유 될까
명절에 시댁이나 처가 방문을 거부하는 것이 곧바로 법적 이혼 사유가 될 수 있을까.
이혼 전문 변호사들은 “단 한 번의 방문 거부만으로 곧바로 이혼이 인정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다만 지속적으로 배우자 부모와의 교류를 차단하고, 정당한 이유 없이 모욕적 태도를 보이는 경우라면 사안에 따라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로 평가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
반대로 시부모나 처가 식구로부터 폭언·부당한 대우를 받아 방문을 거부한 경우라면, 그 자체를 문제 삼기 어렵다는 게 법조계의 일반적 해석이다. 결국 법원은 ‘방문 거부’라는 결과보다 그 배경과 반복성, 혼인 파탄과의 인과관계를 종합적으로 살핀다.
명절은 가족의 결속을 확인하는 시간이지만, 동시에 미뤄왔던 감정이 드러나는 시기이기도 하다. 통계는 차갑지만, 그 안에는 저마다의 사정과 상처가 담겨 있다.
결국 갈림길을 막는 건 거창한 해법이 아니라 “당신은 어땠어?”라고 묻는 한마디일지도 모른다. 명절 이후 법원을 찾는 대신, 식탁에서 먼저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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