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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빠지고 가계대출도 제한…은행권 생존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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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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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을 올렸다는 기쁨은 잠시, 새해 들어 은행권의 표정은 좋지만은 않다. 시중 유동성이 투자 시장으로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머니무브’ 현상이 심화하는 가운데 은행의 핵심 수익원인 가계대출도 금융당국의 강력한 규제에 묶였기 때문이다. 자금 조달 창구는 좁아지고 대출 운용 운신의 폭은 줄어든 상황에서 시중은행들이 어떤 생존 전략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1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수신은 50조 8000억원이나 급감했다. 수시입출식 예금에서만 49조7000억원이 빠져나가면서다. 부가가치세 납부와 연말 법인 자금 수요 등 계절적 요인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투자 심리가 회복됐다는 점이 결정적이었다고 분석된다.

 

은행을 떠난 자금은 자산운용사로 대거 이동했다. 1월 자산운용사 수신은 91조9000억원이 폭증했다. 이 중 주식형 펀드(+37조원)와 머니마켓펀드(MMF·+33조원)로 추가 자금이 집중됐다. 코스피가 반도체 호황과 정부 정책 기대감에 힘입어 장중 5000포인트를 돌파하는 등 증시가 뜨겁게 달아오르자 투자자들이 은행 예금보다 고수익 투자처를 찾아 이동한 결과다.

 

여기에 가계대출 규제가 더해져 이중고가 됐다. 금융당국의 강력한 총량 관리와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적용 여파로 1월 은행 가계대출은 1조원 감소하며 2개월 연속 줄어들었다. 주택담보대출(-0.6조 원)과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0.4조 원)이 모두 감소했다.

 

은행 문턱이 높아지자 대출 수요가 2금융권으로 쏠리는 ‘풍선효과’가 현실화됐다. 지난달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2조4000억원 증가했다. 농협,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에서만 2조3000억원이 늘었다.

 

1금융권 신용대출 금리가 연 4.5~6.0% 수준인 데 비해 2금융권은 14~20%에 달해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2~3배 이상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금융당국 역시 2금융권 쏠림 현상을 예의주시하며 모니터링 강화를 예고했다.

 

난관을 타개하기 위해 은행권은 ‘기업금융 강화’와 ‘수신 방어’라는 투트랙 전략을 가동하고 있다.

 

가계대출의 빈자리는 일단 기업대출로 채우는 모습이다. 1월 은행 기업대출은 5조7000억원 증가하며 증가세로 전환했다. 대기업(+3.4조 원)과 중소기업(+2.3조 원) 대출을 모두 늘리며 자산 포트폴리오를 기업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했다.

 

빠져나가는 자금을 잡기 위한 금리 경쟁도 재점화됐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연 3%대 정기예금 상품을 다시 내놓으며 고객 이탈 방어에 나섰다. 단순히 금리만 높이는 것이 아니라 급여 이체, 카드 실적 등 부수 거래 조건을 충족하면 최대 1.0%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해 고객을 묶어두는 락인(Lock-in)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2월 중순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한도가 확정되면 은행 간 눈치싸움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은행은 기업 대출 확대 과정에서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고, 소비자는 1·2금융권 금리 격차가 커진 만큼 자신의 상환 능력을 고려한 신중한 자금 계획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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