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3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대북 무인기 침투 사건과 관련해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담화를 발표한 데 대해 남북 간 긴장 완화와 관계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남북 군통신선마저 끊긴 상황에서 통일부 장관의 유감 표명에 대해 북측이 긍정 평가를 내놓은 점에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이 이번 사안을 ‘주권침해사건’으로 규정하며 재발 시 강경 대응을 경고한 점에서, 담화를 긴장 완화의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청와대는 이날 김 부부장의 담화에 대해 “남북 간 소중한 평화를 해치는 행동은 삼가야 할 것”이라며 “남북이 상호 소통을 통해 긴장을 완화함으로써 신뢰와 관계를 회복하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무인기 침투 사건으로 남북관계의 긴장도가 한 차례 높아졌지만 민간인 소행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는 상황에서 통일부 장관의 유감 표명에 북측이 ‘다행’이라고 화답한 만큼 남북 대화와 소통의 계기로 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부부장은 이날 담화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유감 표명에 대해 “정 장관이 10일 공식적으로 무인기 침입사건에 유감을 표시한 것은 다행이고, 비교적 상식적인 행동으로 평가한다”며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통일부도 재발방지를 약속하며 긴장 완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민호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공존을 위해 일관되게 노력하고 있다”며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도 마련해 즉시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변인은 “북한은 유감 표명에 대해 ‘다행’ ‘상식적’이라는 반응과 함께 재발방지 대책을 재차 강조했다”며 “북한이 한반도 긴장 완화와 우발사태 방지를 위한 남북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반도 긴장을 바라지 않는 마음은 남과 북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서로 진정성을 가지고 허심탄회하게 소통해 나간다면 지난 정권에서 파괴된 남북 간의 신뢰도 회복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담화는 유감 표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사건의 책임을 한국 측에 귀속시키고 재발 방지를 강하게 요구하는 등 경고의 성격을 함께 담고 있다. 담화에 “우리 공화국 영공 침범과 같은 엄중한 주권 침해 사건의 재발을 확실히 방지할 수 있는 담보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주권을 침해하는 도발 사건이 재발하는 경우 반드시 혹독한 대응이 취해질 것” 등 재발 시 강경 대응을 경고하는 내용도 포함되면서다.
특히 북한이 이번 사안을 정전협정이나 남북합의 위반이 아닌 국제법상 ‘영공을 침범하는 엄중한 주권침해사건’으로 규정한 점이 주목된다. 이는 남북 간 특수관계가 아닌 ‘국가 대 국가’ 관계를 전제로 한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남북 대화 재개의 신호라기보다 ‘두 국가’ 기조를 강화하고 향후 강경 대응의 명분을 축적하려는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담화를 통해 남북 긴장 완화의 기대감을 높이려는 정부 입장과는 해석의 온도 차가 존재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변인은 담화의 표현들에 대해서는 “북측의 의도를 설명하거나 평가하지 않겠다”고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담화는 향후 재발방지를 위한 남북 대화의 입구를 열기 위한 차원이 아니라 한국 책임론을 확정짓고 재발을 경고하는 일방향적 메시지 성격이 강하다”며 “제9차 당대회를 통해 나올 북한의 대남 기조는 기존의 선언적 ‘적대적 두 국가’ 기조를 구체화하는 (물리적, 외교적, 군사적, 법적) 행동 조치 등으로 제시할 가능성, 특히 정전협정을 전면적으로 무력화하는 양상이나 결과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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