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 행정통합특별법이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통과한 가운데 대전시가 ‘누더기 특별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국민의힘 대전시당은 대전역에서 졸속 통합 중단을 요구하는 규탄대회를 여는 등 당 차원의 통합 반대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장우 시장은 이날 대전시의회에 행안위 법안소위에서 의결된 통합 특별법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 대전시의회에 긴급 임시회 소집을 요청했다.
대전시의회는 13일 오후 2시 임시회를 열고 상임위와 본회의를 열어 의견을 청취한다. 안건 명칭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위원회에서 의결한 특별법안에 따른 대전충남행정구역 통합에 관한 의견 청취의 건’이다.
지방자치법 5조를 보면 지방자치단체를 폐지·설치, 나누거나 합칠 때는 관계 지방의회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대전시의회와 충남도의회는 이미 지난해 7월 ‘대전시와 충남도 행정구역 통합에 관한 의견 청취의 건’을 상정해 원안 가결했다. 7개월 만에 같은 안건으로 의견 재청취가 이뤄지는 것이다. 다만 대전시는 같은 안건으로 의견 청취를 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해 안건 명칭을 변경해 시의회에 제출했다. 전체 시의원 21명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이 16명으로 다수를 차지하는 만큼 ‘통합 반대 의견’으로 가결될 가능성이 높다.
이 시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누더기 특별법안의 소위 통과를 좌시하지 않겠다”며 “실질 권한 없는 통합 특별법은 재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시장은 “오늘 국회 소위를 통과한 통합 관련 법안은 중앙부처의 이기주의에 밀려 핵심 특례가 훼손된 누더기 법률안에 불과하다”며 “중앙정부의 권한 구조가 그대로 유지된 채 외형만 바꾸는 방식의 하향 평준화된 통합 모델에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날 행정안전부에 요청한 주민투표 안건에 대해 더 이상 미루지 말고 명확한 입장을 신속히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통합 반대 의견’을 행안부에 보내더라도 법적 효력이 없는 절차에 불과해 이로 인한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시장은 전날 주민투표를 행안부 장관에 공식 요청했으나 행안부 장관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사실상 국회 본회의 통과까지 이뤄지면 통합 절차는 마무리된다.
행안위는 법안소위에서 조율된 통합법안 조문이 정리되는 이날 오후 9시쯤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행안위를 통과하면 정부·여당은 26일 국회 본회의 통과, 3월 법안 공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법안이 공포되면 6·3 지방선거에서 통합단체장을 선출하게 된다. 통합법안엔 7월1일부터 법을 시행한다고 명문화돼있어 7월1일자로 대전충남통합특별시는 출범한다.
국민의힘은 이날 소위에서 통과된 법안이 성일종 의원 등 45명이 지난해 10월 발의한 ‘대전충남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수도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에서 한참 후퇴했다며 비판했다. 특별지방 행정기관 이관이 의무에서 재량으로 바뀌었고, 이관 기관도 규정하지 않았다. 행정통합 제반 비용 국가 지원도 의무에서 재량으로 변경됐다. 양도소득세와 법인세·부가가치세 조정 등 국민의힘 법안이 요구한 조세 이양 관련 특례는 수용되지 않았다.
이 시장은 이날 오전 연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행안위 소위에 민주당 대전·충남국회의원이 빠져있는 데에 대해 강한 비난을 퍼부었다. 이 시장은 “민주당 대전·충청 국회의원이 행안위 소위에 한 명도 들어가 있지 않다는 것은 정말 무책임한 것”이라며 “대전·충남 통합법안과 관련한 여러 특례 조항에 대해 꿀 먹은 벙어리처럼 아무 말도 안한다면 지역 국회의원으로서 자질이 없다.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소속 안경자 대전시의원은 이날 졸속 통합을 반대하며 삭발했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도 오전에 연 기자회견에서 “정치적 중대 결단 등 모든 사항을 열어놓고 끝까지 싸우겠다”고 예고해 파장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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