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선 피자헛을 살리기 위해 구원투수가 등판했다. 단순한 자금 수혈을 넘어 가맹점의 ‘생존’을 담보로 한 파격적인 구조 조정안이 세상에 나왔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기업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한국피자헛 유한회사가 선택한 생존 전략은 ‘영업권 이전’이다.
이날 열린 관계인설명회에서 공개된 방안의 골자는 기존 법인을 유지하는 대신, 국내 사모펀드인 케이클라비스와 윈터골드가 손잡은 신설 법인에 한국 내 영업권만 떼어 넘기는 방식이다.
이러한 선택의 배경에는 감당하기 힘든 ‘채무의 늪’이 있다. 차액가맹금 소송에서 최종 패소하며 확정된 회생채권 규모만 약 615억원에 달한다.
기존 법인을 그대로 안고 가기엔 덩치가 너무 커져 버린 셈이다. 결국 빚은 기존 법인에 남겨두되, 피자헛이라는 브랜드 가치와 실제 돈을 버는 매장 영업권만 추려내어 새 주인을 맞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인수 구조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현장’에 대한 배려다. 신설 법인은 기존 가맹점의 영업권을 그대로 보장하는 것을 인수의 전제 조건으로 내걸었다.
매장 운영이 중단되는 사태를 막아 가맹점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이는 단순한 자산 매각을 넘어 브랜드 신뢰도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주목할만한 대목은 또 있다. 직영점 근로자들에 대한 전원 고용 승계는 물론, 무기계약직 근로자들에게 최소 2년간의 고용을 약속했다. 자본의 논리로만 움직이는 일반적인 M&A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법인을 통째로 인수하면 수천억원의 우발 채무까지 떠안아야 하는데, 어느 투자자가 선뜻 나서겠느냐”며 “영업권만 분리해 가맹점과 상생하는 모델을 만든 것이 현시점에선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수 대금은 110억원 규모로 책정됐다. 이 중 세금과 임금 등 우선 변제 항목을 제외한 약 70억원이 채권자들에게 돌아간다.
산술적인 변제율은 13% 수준이지만, 시장에서는 이 수치보다 ‘청산되지 않았다’는 점에 의미를 둔다. 법인이 파산해 공중분해 될 경우, 일반 채권자들이 손에 쥘 수 있는 금액은 사실상 전무하기 때문이다.
이번 거래는 우선매수협상대상자를 정해놓고 공개입찰을 병행하는 ‘스토킹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진행된다.
투자 주체인 케이클라비스의 구재상 대표는 미래에셋 부회장 출신의 ‘투자 거물’로 알려져 있다. 단기 차익을 노린 ‘먹튀’보다는 브랜드 정상화와 장기적인 사업 재편에 무게를 뒀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결국 공은 채권단과 법원으로 넘어갔다. 법원의 영업양수도 허가와 관계인 집회에서의 찬성표가 남은 과제다. 한때 ‘국민 피자’로 불렸던 피자헛이 이번 고통 분담을 통해 다시 한번 오븐에 불을 지피고 재도약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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