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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서 판결 끝내게 한 헌법에 어긋나… 재판지연은 물론 국가적 손실 우려” [사법개혁 입법 속도 내는 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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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지·최경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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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반응

“소송 지옥” “기형적 체계” 비판 봇물
대통령·국회서 재판관 3명씩 지명
現 인사구도 편향성 시비 이어질 듯
법원행정처 “대기업, 분쟁 끌고 갈 것”

‘법 왜곡죄’ 도입도 위헌 소지 지적

법조계에선 ‘재판소원’이 현실화할 경우 ‘3심제’를 규정한 헌법 체계에 어긋난다는 점에서 위헌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분쟁이나 사건의 종결이 3심으로도 끝나지 않고 또다시 헌재 문턱을 두드리는 ‘4심제’가 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재판이 늘어지면서 덩달아 커지는 소송 비용은 결국 국민 몫이다. 재판소원은 결국 ‘부자 재판’이란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민주당이 재판소원과 함께 처리를 예고한 법 왜곡죄는 “특정 정치세력이 원치 않는 판사들을 줄줄이 수사·기소하겠다는 것”이라는 비판마저 일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재판소원 사실상 4심제… 재판 지연 불 보듯”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제1소위원회를 통과한 재판소원 허용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두고 현행 헌법 질서에 존재하지 않는 ‘4심제’ 도입으로 재판 지연은 물론 막대한 국가적 손실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도권 한 부장판사는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하고, 법원은 최고법원인 대법원과 각급법원으로 구성한다’는 헌법 조항은 재판에 대한 불복은 대법원에서 종결해야 함을 규정한 것”이라며 “이러한 헌법 하에서 재판소원 도입은 위헌”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재판소원이 도입되면 대법원 판결에 불복한 당사자들은 ‘기본권 침해’ 사유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헌재에 사건을 들고 갈 테고, 이는 사실상 3심제가 아닌 4심제나 다름없게 된다”고 꼬집었다.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 밖에서 안을 바라본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 밖에서 안을 바라본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헌재는 “재판소원은 확정 재판에 대한 헌법상 기본권을 구제하는 ‘헌법심’에 해당해 4심제와 거리가 멀다”며 도입을 찬성하고 있다. 하지만 ‘법률심’인 법원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은 결국 ‘법률심 겸 헌법심’이 될 수밖에 없고, 재판 종결이 지연되면서 당사자들의 소송비용 과다 지출로 이어질 것이라는 반박이 이어진다.

 

한 판사는 “현행 헌재 체계로 볼 때 재판소원은 결국 정치적으로 중요한 사건이나 사회적 파급력이 있는 사건 등을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심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정작 기본권 보호가 필요한 서민들은 변호사 비용에 큰 돈을 들이고 제때 결과를 받아보지 못하면서도 결과가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을 놓치 못할 것이고, 국제적으로도 기형적인 사법 체계라는 비판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법안소위에 출석한 기우종 법원행정처 차장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특허분쟁을 예로 들며 “대기업이 재판소원으로 분쟁을 또 끌고 갈 것”이라며 “그사이 새로운 기술이 나와 중소기업의 과거 특허가 낡은 기술이 되고 결국 도산에 이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회와 대통령이 헌법재판관을 지명하는 구도에서 재판소원에 대한 정치적 편향성 시비가 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헌법에 따르면 헌법재판관 9인 중 3인은 국회가, 3인은 대통령이, 나머지 3인은 대법원장이 지명한다. 이러한 구조에서 국회 또는 대통령이 지명한 재판관이 포함된 전원재판부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의 재판을 심리하는 건 불공정하다는 비판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연합뉴스

◆“법 왜곡죄, 사법 체계 근본 무시하는 발상”

 

민주당이 이달 중 통과를 목표로 추진하는 ‘법 왜곡죄’ 도입 법안(형법 개정안)을 두고도 “명백한 위헌”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법 왜곡죄는 판사, 검사, 수사관 등이 ‘법을 의도적으로 잘못 적용’했을 경우 자격 정지 및 징역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이 뼈대다. 하지만 ‘법을 자의적으로 잘못 적용했다’는 부분이 주관적인 가치 판단의 영역이어서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과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난다는 비판도 나온다.

 

수사·재판 당사자가 불리한 처분 또는 판결을 받았다며 고소·고발을 남발할 경우, 법원과 수사기관의 업무가 마비되고 나아가 기존 형사·사법 체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또 다른 부장판사는 “재판이 잘못됐다면 항소심, 상고심을 통해 원심의 잘못을 해결하는 것이 기본 사법 체계”라며 “법관에 대한 형사처벌 도입은 심급제의 근본을 무시하는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한 변호사는 “최근 김건희씨에게 특검 구형량의 9분의 1에 해당하는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한 우인성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처럼 특정 정치세력의 마음에 들지 않는 판결을 한 법관을 수사해 법정에 세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법 왜곡죄와 재판소원 도입 법이 국회를 통과해 시행될 경우 헌법재판소에 각 법률에 대한 헌법소원이 제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재판소원의 경우 헌재가 도입을 찬성하는 입장이어서, 결국 헌재가 ‘자기 재판’을 하게 되는 셈이라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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