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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서비스산업에서 찾는 수출 성장의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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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한민국 수출은 7000억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제조업을 중심으로 축적해 온 산업 경쟁력이 만들어낸 성과다. 그러나 관세와 보호무역이 상수가 된 글로벌 교역 환경에서 상품 수출의 양적 확대만으로는 수출 성장의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이제는 재화 중심의 수출구조를 넘어 서비스라는 새로운 수출 성장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현실은 녹록지 않다. 서비스산업은 2024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44%, 고용의 65%를 담당하지만 생산성은 주요 선진국의 절반 수준이다. 재화와 서비스를 합친 국내 총수출에서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이후 20년 넘게 15% 내외에 머물러 있다. 같은 기간 세계 평균은 20%를 넘어섰고, 독일·일본·네덜란드 등 주요 제조 강국은 산업 고부가가치화의 핵심 전략으로 서비스 수출 비중을 빠르게 높여 왔다. 서비스산업은 디지털 전환, 산업간 융합의 흐름 속에 다양한 시너지를 일으키기 때문에 국내 관련 산업 경쟁력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서비스산업 발전에서 수출 성장의 실마리를 찾아야 하는 이유다.

강경성 KOTRA 사장
강경성 KOTRA 사장

먼저 서비스산업의 발전은 제조업을 포함한 기존 수출 주력산업 경쟁력을 확장하는 핵심수단이 될 수 있다. 서비스는 더 이상 수출의 부가 요소나 보완재가 아니다. 제조 기술과 제품에 서비스가 더해지면 단기 납품에 그치는 거래가 장기 계약으로 전환되고, 일회성 수출이 반복 가능한 수익구조로 발전한다. 예컨대 인공지능(AI) 시대 로봇산업과 기술이 주목받는 가운데 단순 로봇 판매보다 공정·물류 등을 설계하는 시스템과 엔지니어링 서비스가 더해지면 훨씬 경쟁력이 높아진다.

서비스산업에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이유는 한류를 통해 이미 글로벌 진출의 토대가 구축돼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로 확산된 K콘텐츠는 가상공간을 넘어 K푸드, K뷰티 등 현실의 소비로 이어졌고, 2025년 K소비재 수출 역대 최대 실적(464억달러)이라는 성과를 낳았다. 이제는 단일 제품을 넘어 유통·마케팅·플랫폼 진출도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한국 제품에 익숙해진 글로벌 소비자는 그와 연계된 서비스 경험을 통해 K브랜드에 대한 신뢰와 충성도를 더욱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이다. 상품 수출의 새로운 성장축인 소비재는 유통 서비스 수출이 병행될 때 더욱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수출 현장에서는 이미 ‘서비스’가 결합된 글로벌 시장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다. 플랜트·인프라 등 해외 프로젝트 수주에 단기적인 경쟁력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워졌다. 설계·운영·유지보수·데이터·플랫폼 등 건설 이후의 운영과 관리 서비스를 결합한 형태가 경쟁 기준이 된 지 오래다. 반면 현실은 아직도 개별 기업의 역량과 프로젝트 단위 협상에 의존하고 있다. 계약 구조, 금융, 인허가, 데이터 이동 등 서비스 수출에 수반되는 제약을 기업이 홀로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므로 시장의 변화에 맞는 법적·제도적 기반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

서비스산업 성장은 연관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일 뿐 아니라 국가 수출·브랜드의 질적 수준을 끌어올리고 수출의 외연을 확장하는 효과로 이어진다. 서비스산업 그 자체로 새로운 수출 동력이자 다른 산업과 결합할 때 파급력이 큰 분야인 만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같은 법적·제도적 기반 구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서비스산업이 수출 성장을 견인할 또 하나의 전략적 축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재화 중심의 수출구조 체질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

 

강경성 KOTRA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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