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을 노리고 아내를 살해했다’는 누명을 쓴 채 21년을 보낸 무기수 고(故) 장동오 씨가 세상을 떠난 뒤에야 비로소 무죄 판결을 받았다.
11일 광주지법 해남지원 형사1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장 씨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2003년 전남 진도군 저수지에서 발생한 차량 추락 사고로 아내를 잃은 뒤, 무기수가 되어 복역한 지 21년 만의 법적 반전이다.
장 씨는 2017년부터 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와 함께 억울함을 호소하며 법정 싸움을 이어왔다. 마침내 2024년 1월 대법원의 재심 결정이 내려졌으나, 장 씨는 형 집행 정지로 석방되던 바로 그날 급성 백혈병으로 눈을 감았다.
본래 피고인이 사망하면 사건을 종결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 재심은 고인의 명예 회복을 위해 피고인 없이 진행되는 ‘궐석 재판’으로 끝까지 이어졌다. 재판부는 장 씨가 죽어서라도 누명을 벗어야 한다는 유족과 변호인 측의 뜻을 받아들여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 데 집중했다.
재판부는 과거 무기징역 선고의 근거가 되었던 증거들이 위법하게 수집됐다고 판단했다. 당시 경찰이 영장 없이 차량을 압수하고 감정을 의뢰하는 등 적법 절차를 무시했다는 점이 인정됐다.
또한 범행 동기로 지목된 보험금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아내가 지인과 상담하며 주도적으로 가입한 보험이 많았다는 점, 경제적으로 넉넉지 않았던 장 씨가 본인을 피보험자로 한 보험까지 유지했던 점 등이 근거가 됐다. 특히 2024년 진행된 현장 검증을 통해 핸들을 고의로 꺾지 않아도 졸음운전 시 사고 지점에 도달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된 점이 결정적이었다.
이날 법정 밖에서 고인의 무죄 소식을 접한 유족들은 오열하며 장 씨 대신 꽃다발을 받았다. 20여 년간 살인범의 가족이라는 모진 세월을 견뎌온 이들에게 이번 판결은 뒤늦은 사회적 복권이 됐다.
박 변호사는 “경찰, 검찰, 국과수, 그리고 판사까지 모두의 책임이 더해져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친 사건”이라며 수사기관의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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