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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동생 美 의회에 출석시켜야 하나?… 찰스 3세의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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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수정 :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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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왕실 뒤흔드는 엡스타인 후폭풍
민주당 “前 왕자, 하원에서 증언해야”
“형이 직접 동생 설득하라” 요구까지
4월 찰스 3세 국빈 방미에도 ‘먹구름’

미국 법무부의 일명 ‘엡스타인 파일’ 문건 추가 공개 이후 파문이 미국은 물론 대서양 건너 유럽까지 확산하는 가운데 영국 왕실이 궁지에 몰렸다. 찰스 3세 국왕의 친동생으로 한때 “앤드루 왕자”라고 불린 앤드루 마운트배튼윈저(66) 때문이다. 앤드루는 미국인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2019년 감옥에서 사망)과의 부적절한 관계가 들통나 왕실에서 퇴출됐다. 그런데 미국의 야당인 민주당 의원들이 앤드루가 미 의회에 직접 출석해 증언해야 한다는 요구를 하고 나고 나선 것이다.

 

찰스 3세 영국 국왕(오른쪽)과 그의 친동생 앤드루 마운트배튼윈저. 한때 “앤드루 왕자”로 불린 마운트배튼윈저는 제프리 엡스타인(2019년 사망)의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왕자 등 모든 작위를 잃고 왕실에서 퇴출됐다. 게티이미지
찰스 3세 영국 국왕(오른쪽)과 그의 친동생 앤드루 마운트배튼윈저. 한때 “앤드루 왕자”로 불린 마운트배튼윈저는 제프리 엡스타인(2019년 사망)의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왕자 등 모든 작위를 잃고 왕실에서 퇴출됐다. 게티이미지

오는 4월로 예정된 찰스 3세의 미국 국빈 방문 계획에 먹구름이 드리웠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10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로 칸나(캘리포니아), 테레사 페르난데즈(뉴멕시코) 등 민주당 하원의원들은 영국 왕실을 겨냥해 “앤드루가 미 의회 증언대 앞에 서야 한다”고 압박을 가했다. 찰스 3세는 최근 앤드루가 엡스타인의 주선으로 미성년자에게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 등과 관련해 버킹엄궁 대변인을 통해서 “영국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는 경우 왕실도 적극 협조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칸나 의원 등은 영국 왕실 및 경찰에 의한 ‘셀프 조사’는 못 믿겠다며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칸나 의원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앤드루가 미국에 오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 왕실을 향해 “자신들이 (앤드루의 비리에 관해) 무엇을 알고 있는지,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설명함으로써 의혹을 깨끗이 정리해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하지만 영국 왕실은 오랫동안 투명성이 결여돼 왔다”며 “이것이 영국 왕실이 가장 취약한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영국 왕실을 믿을 수가 없으니 미 의회가 직접 앤드루를 불러 신문해야 한다는 얘기다.

 

페르난데즈 의원은 앤드루의 형인 찰스 3세를 직격하고 나섰다. 그는 “앤드루가 ‘나는 영국인이므로 미국의 사법 관할권에 속하지 않는다’고 말해선 곤란하다”며 “찰스 3세 국왕이 직접 동생(앤드루)를 설득해 미 의회에 출석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원의 민주당 원내대표인 척 슈머 의원도 같은 당 소속 하원의원들의 의견에 동조하고 나섰다.

 

제프리 엡스타인(2019년 사망)과 전 영국 왕자 앤드루 마운트배튼윈저의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 혐의와 관련해 미국 법원에 증거로 제출된 사진. 앤드루(왼쪽)가 미성년자인 버지니아 주프레(가운데)의 허리를 손으로 감싸고 있다. 주프레는 지난 2025년 41세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오른쪽은 엡스타인의 여자친구인 지슬레인 맥스웰. AFP연합뉴스
제프리 엡스타인(2019년 사망)과 전 영국 왕자 앤드루 마운트배튼윈저의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 혐의와 관련해 미국 법원에 증거로 제출된 사진. 앤드루(왼쪽)가 미성년자인 버지니아 주프레(가운데)의 허리를 손으로 감싸고 있다. 주프레는 지난 2025년 41세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오른쪽은 엡스타인의 여자친구인 지슬레인 맥스웰. AFP연합뉴스

앞서 미 수사 당국은 엡스타인 사건과 관련해 앤드루에게 여러 차례 소환 조사를 통보했으나, 앤드루는 그럴 때마다 영국이 주권(主權) 국가임을 내세워 불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엡스타인 파일에 여러 차례 이름과 사진 등이 등장했음에도 앤드루는 성범죄를 비롯한 모든 혐의와 의혹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올해는 1776년 미국이 영국 식민지에서 독립한 지 250주년이 되는 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를 기념해 찰스 3세와 부인 커밀라 왕비를 초청했다. 아직 일정이 공식 발표된 것은 아니지만 영·미 외교가에선 오는 4월 찰스 3세 부부의 국빈 방미가 기정사실로 통한다. 영국 왕실이 엡스타인의 더러운 추문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그때까지 말끔히 정리되지 않는다면, 찰스 3세는 방미 기간 내내 “당신도 동생 앤드루와 한통속 아니냐”는 민주당 의원 및 시민단체 인사들의 항의 시위에 시달리게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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