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도매법인, 수출 가장 국내에 앰플 3만 개 유통
13일부터 ‘마약류 지정’…투약자도 형사처벌
강남 중심가에 피부과 의원을 가장한 시술소를 운영하며 전신마취제 에토미데이트 앰플 3만 개를 불법 유통한 일당 17명이 검거됐다. 의약품 도매법인이 수출 등으로 가장하고 국내에서 암거래한 에토미데이트는 최대 6만320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인 것으로 파악됐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는 에토미데이트를 국내에 불법 유통한 의약품 도매법인 대표와 중간 유통책, 불법 시술 운영자 등 17명을 약사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 중 10명은 구속송치됐다.
원가 3000원대 앰플 20만원에 판매
의약품 도매법인 대표 A씨 등 2명은 2024년 10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9개월간 점포 이외에의 장소에서 에토미데이트 총 3169박스(316000㎖)를 박스당 10∼25만원에 중간 유통책 3명에게 판매하고 4억여원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A씨 등은 제약사에서 조달한 에토미데이트를 베트남 등지로 수출한 것으로 위장하거나 본인이 대표자인 2개의 법인 간 거래로 꾸미고, 실제 물건은 중간 유통책에게 넘기는 수법을 썼다.
중간 유통책인 조직폭력배 B씨, 마약사범 C씨 등 3명은 A씨로부터 공급받은 에토미데이트를 다시 박스당 30∼35만원에 투약판매자에게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종 판매자인 D씨 등 12명은 원가가 3870원인 에토미데이트를 앰플 당 20만원에 투약자들에게 판매했다. 경찰은 범죄수익 환수를 위해 이들로부터 현금 4900만원을 압수하고 자동차 등 재산 총 4억2300만원에 대해 법원으로부터 기소 전 추징보전 결정을 받았다.
의사 가운 입고 ‘피부클리닉’ 위장
에토미데이트는 피부과 의원을 가장한 불법 시술소나 ‘출장 주사’를 통해 투약자 44명에게 판매됐다. 최종 판매자인 D씨 일당은 강남구 청담동에 피부과 의원과 유사한 간판, 인테리어를 갖춘 피부클리닉을 차렸다. 이들은 의사가 아님에도 흰색 가운을 입고 의사 행세를 했고 이를 보조할 간호조무사, 픽업 서비스를 제공할 운전기사까지 고용해 조직적으로 활동했다. 또다른 판매업자인 E씨 일당은 강남구 삼성동 아파트와 빌라를 단기 임대해 ‘비밀 투약소’로 악용하거나, 중독자의 주거지 등에 방문하는 ‘출장 주사’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들은 수면장애를 겪는 유흥업소 종사자들을 중심으로 ‘투약 영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투약자 44명 중 30명이 여성이었다. 연령대는 20∼40대로, 30대가 36명으로 가장 많았다.
E씨 일당의 비밀 투약소에서도 19시간 동안 머물며 에토미데이트를 연속 투약받은 중독자가 적발됐다. 불법 투약소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는 투약자가 이상반응을 보이며 바닥에 쓰러지거나, 몸이 덜덜 떨리는 장면, 한 번 더 투약해달라고 비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13일부턴 투약자도 형사처벌
에토미데이트는 초단시간형 정맥투여 전신마취유도제로, 심장 기능이 약하거나 혈압이 불안정한 고위험군 환자에게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되는 전문의약품이다. 그러나 ‘제2의 프로포폴’이라고 불리며 본래 사용 목적과 달리 마약류 대용 약물로 오·남용되는 등 2013년부터 불법 유통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경찰은 2024년 람보르기니남 사건을 계기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마약류 지정 필요성을 설득해왔다. 이에 식약처는 지난해 8월 에토미데이트를 마약류로 지정하는 내용의 시행령 개정안을 공포했다. 개정법령은 13일부터 시행된다. 경찰은 “그간 에토미데이트에 대한 의존성이 낮다는 연구결과 때문에 마약류로 지정되지 않았는데, 경찰 수사 과정에서 투약자들이 이상반응을 보이거나 더 투약해달라고 비는 장면이 담긴 CCTV와 투약자 진술 등으로 의존성에 대한 자료가 확보됐다”고 밝혔다.
13일부터는 일반인의 단순 매수·투약·소지 등 규제대상이 아니었거나 과태료 처분 대상이었던 행위도 모두 형사처벌이 된다. 의사 등 마약류취급자에게는 구입·조제·투약·폐기 등의 취급 보고 의무, 잠금장치가 설치된 장소에 보관 등의 의무가 부과되며 위반 시 형사처벌 및 행정벌의 대상이 된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3월 식목일’](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2/10/128/20260210519480.jpg
)
![[데스크의 눈] 20조원의 신기루와 행정통합의 역설](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2/10/128/20260210519473.jpg
)
![[오늘의 시선] 다카이치 압승과 동북아 안보의 향방](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2/10/128/20260210519454.jpg
)
![[김상미의감성엽서] 검은머리갈매기와의 해후](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2/10/128/20260210519463.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