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냈다.’
연기를 마친 뒤 활짝 웃은 차준환은 주먹을 쥐고 가볍게 흔들었다. 만족의 의미였다. 차준환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첫 개인전을 완성도 높은 연기로 마무리했다.
한국 남자 피겨 스케이팅의 ‘간판’ 차준환은 11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50.08점, 예술점수(PCS) 42.64점을 합쳐 총점 92.72점을 받았다. 전체 6위로, 상위 24명에게 주어지는 프리스케이팅 진출 티켓을 무난하게 확보했다.
이번 점수는 차준환의 시즌 최고점이다. 자신의 쇼트 프로그램 최고점(101.33점)에는 못 미치지만, 지난해 11월 NHK 트로피에서 받았던 이번 시즌 최고점(91.60점)을 넘어섰다. 팀 이벤트에서 점프 실수로 흔들렸던 흐름을 개인전에서 제대로 회복했다.
차준환은 이탈리아 작곡가 에치오 보쏘의 ‘레인 인 유어 블랙 아이즈’(Rain in Your Black Eyes)에 맞춰 연기를 펼쳤다. 첫 과제인 쿼드러플 살코(공중에서 네 바퀴 도는 점프)를 완벽하게 성공하며 안정적으로 출발했다. 이어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세 바퀴 점프 두 개를 연속으로 뛰는 고난도 기술)까지 흐트러짐 없이 소화했다.
다만 지난 팀 이벤트에서 실수가 나왔던 트리플 악셀(세 바퀴 반 도는 점프)에서 회전이 조금 부족한 착지로 감점을 받았다. 이후 스핀과 스텝 시퀀스(빙판 위를 빠르게 이동하며 발동작을 이어가는 구간)를 깔끔하게 처리하며 경기를 마쳤다.
차준환은 경기 뒤 “정말 최선을 다했다. 이 순간만큼은 한 점의 후회도 없을 만큼 모든 것을 내던지고 나왔다”며 “사실 점수만 따지면 조금 아쉬움이 있지만, 그 아쉬움을 떨칠 수 있을 만큼 경기하는 순간에는 모든 진심을 다 보이고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결과도 중요하지만, 최선을 다했을 때 느끼는 성취감도 선수에게는 소중하다”고 덧붙였다.
함께 출전한 김현겸은 총점 69.30점으로 26위에 머물며 프리스케이팅 진출에 실패했다. 트리플 악셀을 시도하다 넘어져 큰 감점을 받았다. 올림픽 데뷔 무대를 마친 김현겸은 다음 국제대회 무대를 준비한다.
이날 쇼트 프로그램 1위는 미국의 일리아 말리닌이 차지했다. 고난도 4회전 점프를 앞세운 말리닌은 108.16점을 받으며 강력한 우승 후보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한국 남자 피겨 사상 첫 올림픽 메달에 도전하는 차준환. 그의 메달 색은 14일 열리는 프리 스케이팅에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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