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연휴, 평소보다 한결 느린 걸음으로 찾은 궁궐과 박물관은 과거와 현재가 나란히 걷는 특별한 공간이 된다. ‘민족 대명절’ 설을 맞아 주요 고궁과 박물관들이 문을 활짝 열고 전통과 체험이 어우러진 다채로운 행사로 관람객을 맞는다. 최근 ‘K헤리티지’ 열풍으로 문화유산을 찾는 발길이 역대 최다를 기록하는 만큼, 이번 연휴에도 많은 관람객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12일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에 따르면 14일부터 18일까지 이어지는 설 연휴 닷새간 경복궁·덕수궁·창경궁·창덕궁 등 4대 궁과 종묘, 조선왕릉이 무료로 개방된다. 평소 정해진 시간에 안내해설사와 함께 관람하는 종묘는 연휴 기간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다만, 창덕궁 후원은 기존처럼 유료로 관람이 진행된다.
연휴 기간 경복궁을 찾으면 특별한 선물도 받을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국가유산진흥원과 함께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간 경복궁 흥례문 광장에서 ‘2026년 병오년 설맞이 세화 나눔’ 행사를 연다. 세화(歲畵)는 한 해 동안 행운이 깃들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긴 그림이다. 서울시 무형유산 민화장 정귀자 보유자가 ‘십이지신 붉은 말 수문장’을 주제로 그린 세화를 총 6000부 나눠준다. 세화는 궁궐 문을 지키는 수문장과 수문군의 근무 교대를 재현하는 행사인 수문장 교대 의식(오전 10시·오후 2시)이 끝난 뒤 현장에서 받을 수 있다.
전국 곳곳의 박물관에서도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설 연휴 ‘우리들의 이순신’ 전시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고, 봄맞이 매화 전시인 ‘입춘매향’ 전시도 개최된다. 국립민속박물관 본관에서는 16일 2026년 설맞이 한마당 ‘복-잇-설’이 열린다. 이번 행사는 세뱃돈 봉투와 복주머니 만들기, 윷점 체험, 덕담 기록소, 설맞이 특별공연 ‘바리공주의 소리 찾기’ 등 세대를 아우르는 현장 참여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지방 국립박물관에서도 각 지역의 특색을 살린 설맞이 행사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광주박물관은 도자문화관 멀티스탬프 책갈피 만들기 체험과 마패 석고 방향제 만들기 체험행사를 진행하고, 부여박물관에서는 윷놀이, 투호, 제기차기 등 민속놀이 체험을 할 수 있다. 대구박물관은 현장 체험 행사를 통해 관람객들이 직접 카드 수납형 마패, 갓 키링 등을 만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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