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사설] 지방행정통합, 선거 셈법 빼고 지속가능한 구조 짜야

관련이슈 사설

입력 : 수정 :

인쇄 메일 url 공유 - +

정부와 여당이 추진 중인 광역자치단체의 행정통합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어제 대전·충남과 대구·경북, 광주·전남 관련 행정통합 법안을 묶어 입법공청회를 열었다. 더불어민주당은 2월 국회 처리를 공언했다. 행정통합은 소멸위기에 처한 지방을 살리고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차원에서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 6·3지방선거가 행정통합의 계기를 제공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국가의 미래가 걸린 중대 사안을 선거 일정에 맞춰 쫓기듯 진행해선 안된다.

현재 여야가 발의한 3개 통합법안에는 예외·우대·완화규정이 넘쳐난다. 통합법안의 1035개 조항을 보면 중앙부처의 각종 인허가 권한을 통합특별시장에게 넘기는 조항과 통합특별시에 재정·절차적 특혜를 부여하는 조항이 각각 465개(44.9%), 286개(27.6%)에 달했다. 이대로라면 통합시장은 중앙부처 장관의 인허가·규제권한을 모두 넘겨받게 된다. 통합지자체에 실질적 자율권을 부여하는 방향은 맞지만, 중앙정부 차원에서 관리해야 할 환경과 노동, 교육 분야까지 무작정 넘겨서는 안 될 일이다. 지나친 특례는 국가재정과 행정체계를 망가뜨릴 수 있다.

난개발과 예산 낭비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통합법안에는 지역마다 각종 특구와 산업단지, 연구단지를 조성해달라는 민원성 요구(119개, 11.9%)와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해달라는 요청이 대거 포함됐다. 통합신공항 건설부터 군 공항 이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립, 미래모빌리티 거점, 해상풍력단지 등 선거 공약을 방불케 한다. 이를 모두 수용하면 유사·중복사업이 난립한 채 혈세 먹는 하마로 전락할 소지가 다분하다.

정부와 여당은 지방선거 전 통합에만 집착하지 말고 국가의 백년대계를 짠다는 자세로 신중히 접근하길 바란다. 우선 중구난방식으로 발의된 특별법 심의 과정에서 명확한 기준과 원칙을 정해 과도한 특례와 무분별한 퍼주기를 솎아내야 한다. 통합지자체에 4년 동안 20조원을 지원한다는 정부의 당근책은 한시적 처방이다. 지방이 자생력 없이 중앙정부의 지원에만 기대는 구조를 깨지 않고는 균형발전은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 필요하다면 중앙정부의 권한과 세수를 과감하게 이양해 통합지자체의 자립역량을 키워야 한다. 지역주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일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충분한 숙의 없이 효율만 앞세워 강행했다가는 설사 통합하더라도 극심한 후유증과 갈등을 감당하기 어렵다. 행정통합 법안을 여야 합의로 처리한다면 동력이 커질 것이다.


오피니언

포토

신세경
  • 신세경
  • 아이유, 숙녀·소녀 오가는 청순 비주얼
  • 공효진 '미소 천사'
  • 빌리 츠키 ‘사랑스러운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