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선거범죄도 대상에서 제외
개혁이 아니라 개악될까 우려 커져
더불어민주당이 5일 의원총회에서 검찰청을 폐지하고 신설하는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허용하지 않고 보완수사요구권만 주기로 당론을 정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에 대해 “예외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있다”고 했지만, 강경파 주도로 이와 배치되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정부가 발표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직제와 관련해서도 사실상 검사와 수사관을 나눈 이원화 구조를 없애고 ‘수사관’으로 통일하기로 했다. 정부가 입법 예고한 데다 대통령까지 제언을 한 마당에 여당이 이를 정면으로 거부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6일 “요구권을 준다는 것은 보완수사권을 폐지하겠다는 뜻”이라며 “‘검찰 수사권 완전 폐지’에 대한 시대적 소명과 국민 열망을 잊지 않고 완수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검사가 보완수사권을 남용할 가능성은 경계해야 마땅하다. 그렇다고 중수청 등의 수사가 미흡해 진상이 묻히거나 기소의 완결성이 떨어지는 일이 있어선 결코 안 된다. 민주당의 결정은 사법정의 실현보다 당내 강경파의 목소리와 정치적 이해득실을 우선시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공소시효 임박이나 억울한 피해자 구제 등 ‘국민 권익’ 관점에서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가 불가피한 경우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취임 100일 회견 때도 “경찰은 믿을 만하냐, 구더기가 싫어도 장독을 없애면 되겠냐”며 보완수사권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수사 효율성보다는 ‘검찰 권한 박탈’이라는 명분에 매몰되어, 보완수사 대신 실효성이 의문시되는 ‘요구권’만 남겨두기로 한 것이다. 사법 체계 혼란과 수사 지연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오죽했으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언론 인터뷰에서 “현재도 검찰이 (경찰에서 넘어온 수사를) 보완하는 사건이 50%가 넘는다”고 우려를 표명했을까. “억울한 피해자가 많아지고, 사건 처리 지연으로 비용이 많이 들고, 피해자의 구제와 인권보호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검찰 개혁은 실패하게 될 것”이라는 게 정 장관 설명이다.
민주당이 중수청의 수사 범위를 정부 안에 담긴 9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산업·대형 참사·마약·내란-외환·사이버 범죄)에서 선거와 공직자, 대형참사를 제외한 6대 범죄로 축소한 것 역시 비판받아 마땅하다. 당초 정부 안에 포함되었던 범죄 유형들이 축소되면서, 정치와 관련된 주요 범죄 수사가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는 중수청의 역할과 독립성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키며, 정치적 사안에 대한 수사 공정성 확보라는 중수청 도입 취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
보완수사권은 국민 누구나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 보장되는 것이 합당하다. 형사사법 제도는 특정 이념이 아니라 국민의 이익이란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검찰 개혁은 검찰에서 권력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국민 권리 구제와 인권보호가 최종 목표가 돼야 한다. 국민의 고통과 혼란만 가중하면 개혁이 아니라 개악이다. 여당 안대로 법안이 통과된다면, 이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해서라도 사법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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