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제도가 도입 이후 20여년 만에 노사정의 합의로 처음으로 구조 개편에 나선다. 노사정은 가입자의 선택권을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는 전제로, 수익률 개선을 위해 전문가가 운용하는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기업이 도산할 경우에도 퇴직금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전 사업장의 퇴직급여 사외적립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TF’는 6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번 선언은 2005년 퇴직연금 제도 도입 이후 노사가 퇴직연금의 구조적 개선 방향에 대해 합의를 이룬 첫 사회적 선언이다. 노사정은 퇴직연금이 근로자의 노후소득 보장이라는 제도의 목적을 충실히 수행하려면 퇴직급여 수급권 보호와 제도 선택권 확대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노사정은 우선 기금형 퇴직연금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노사정은 가입자의 선택권을 확대하려고 별도의 수탁법인을 통해 적립금을 운용하는 기금형 모델을 확정기여형(DC)에 도입하기로 했다. 현행 계약형 퇴직연금과 병행 운영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은행, 증권, 보험 등 민간 금융회사가 별도의 수탁법인을 설립해 불특정 다수 사업장의 퇴직연금 적립금을 기금화해 운영하는 ‘금융기관 개방형 기금’이 만들어진다. 또 여러 사업장이 공동으로 수탁법인을 설립해 운영하는 ‘연합형 기금’도 새로 도입된다. 기금 운영의 투명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기금을 운용하는 수탁법인은 ‘노후소득보장’이란 가입자의 이익만을 위해 행동해야 한다.
퇴직급여의 사외적립 의무화도 추진된다. 이는 퇴직급여 체불을 예방하고 노동자의 수급권을 보호하기 위한 조처다. 사외적립이 의무화돼도 중도인출이나 일시금 수령 등에 대한 노동자의 선택권은 현행 퇴직연금제도와 동일하게 보장된다. 다만 소규모 사업장의 경영 여건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노사정은 1년 미만으로 근무한 노동자의 퇴직급여 사각지대 해소 등 추가 과제에 대해서는 사회적 협의체를 통해 지속해서 논의할 예정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환영사에서 “이번 노사정 공동선언은 퇴직연금제도 도입 이후 20여년간 해결하지 못했던 핵심과제에 대해 노사정이 처음으로 사회적 합의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노사정이 합의한 사항들이 제도적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구체적 개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고 관련 법률 개정이 국회에서 원활히 논의, 처리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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