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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수만 내고 버렸더니 식당 사장님이 말렸죠”…1000원의 기적 ‘혈관 청소부’ 다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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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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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적한 점액질 ‘알긴산’, 중금속·미세먼지 흡착해 몸 밖 배출 효과 탁월
표면 하얀 가루는 곰팡이 아닌 ‘만니톨’…물로 빡빡 씻으면 영양분 손실
칼륨 풍부해 고혈압·변비에 좋아…갑상선 질환자, ‘과다 섭취’ 주의해야

며칠 전, 서울 을지로의 한 30년 된 칼국수 노포에서 겪은 일입니다. 육수를 내고 건져 낸 다시마가 수북이 쌓여 있길래 무심코 “사장님, 이건 다 버리시는 거죠?”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사장님은 손사래를 치며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아이고, 이 귀한 걸 왜 버려? 채 썰어서 무쳐 놓으면 손님들이 고기반찬보다 더 좋아해. 이게 진짜 보약이야.”

 

다시마 표면에 하얗게 핀 가루는 ‘만니톨’이라는 천연 감칠맛 성분이다. 곰팡이로 오해해 물로 씻어내지 말고, 마른 행주로 살살 닦아내고 요리하는 게 정석이다. 게티이미지
다시마 표면에 하얗게 핀 가루는 ‘만니톨’이라는 천연 감칠맛 성분이다. 곰팡이로 오해해 물로 씻어내지 말고, 마른 행주로 살살 닦아내고 요리하는 게 정석이다. 게티이미지

머리가 띵했습니다. 집에서 국물 요리를 할 때면 “국물 냈으니 할 일 다 했다”며 미련 없이 음식물 쓰레기통으로 던져버렸던 그 다시마가 ‘보약’이라니요. 사실 우리는 다시마를 너무 과소평가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흐물흐물하고 축 처진 모습 뒤에 고구마보다 강력한 영양을 숨기고 있는 ‘반전의 식재료’ 다시마를 다시 취재했습니다. 오늘부터는 식당 사장님 말씀처럼 제발 버리지 말고 씹어 드세요. 우리 몸을 살리는 ‘천연 해독제’니까요.  

 

◆변비 탈출? 고구마 찾지 말고 ‘이것’ 드세요

 

다이어트를 시작하면 으레 고구마부터 박스째 사다 놓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쾌변’이 목적이라면 다시마가 한 수 위다.  

 

5일 농촌진흥청 국가표준식품성분표를 분석한 결과 놀라운 수치가 확인됐다. 마른 다시마 100g당 식이섬유 함량은 약 27g. 흔히 ‘섬유질의 왕’이라 불리는 고구마(약 3.8g)보다 무려 7배 이상 많은 압도적인 수치다.

 

이 풍부한 식이섬유는 장운동을 도와 숙변을 제거하는 데 탁월하다. 칼로리는 거의 없으면서 포만감은 가득해 체중 관리로 허기진 배를 달래기엔 이만한 간식이 없다. 실제로 대표적인 장수 지역인 일본 오키나와 노인들의 식단을 추적한 연구에서도 다시마 섭취량이 유독 높게 나타난 바 있다.  

 

◆기분 나쁜 끈적임? 내 몸 살리는 ‘자석’

 

다시마를 물에 불리면 나오는 미끌미끌한 점액질, 만질 때마다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 하지만 이 끈적이는 성분인 ‘알긴산’이야말로 다시마의 진가다.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한 식품영양학 전문가는 “알긴산은 우리 몸속 소화기관인 장을 통과하면서 강력한 흡착력을 발휘한다”며 “마치 자석처럼 장내에 붙어 있는 노폐물, 중금속, 발암 물질을 달라붙게 해 변과 함께 몸 밖으로 끌고 나간다”고 설명했다. 요즘처럼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계절, 다시마가 ‘호흡기 청소부’이자 ‘혈관 청소부’로 불리는 이유다.  

 

◆“곰팡이 폈네” 오해 마세요…‘감칠맛’ 폭탄입니다

 

마트 진열대에서 다시마를 고를 때 표면에 하얀 가루가 많이 묻어 있으면 “이거 오래돼서 곰팡이 핀 거 아냐?” 하고 내려놓는 소비자들이 종종 있다. 요리하기 전 흐르는 물에 수세미로 빡빡 문지르는 경우도 다반사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굴러들어 온 복을 제 발로 차는 격이다.  

 

육수를 낸 후 건져낸 다시마에도 식이섬유와 알긴산 등 영양분은 그대로 남아있다. 버리지 말고 잘게 썰어 조림이나 쌈으로 활용하면 식탁 위 훌륭한 반찬이 된다. 게티이미지
육수를 낸 후 건져낸 다시마에도 식이섬유와 알긴산 등 영양분은 그대로 남아있다. 버리지 말고 잘게 썰어 조림이나 쌈으로 활용하면 식탁 위 훌륭한 반찬이 된다. 게티이미지

이 하얀 가루의 정체는 ‘만니톨’이라는 천연 당 성분이다. 다시마가 건조되면서 자연스럽게 표면으로 배어 나온 것이다. 인공 조미료(MSG) 없이도 국물 맛을 깊고 진하게 만들어주는 핵심 요원이다.

 

먼지가 묻어 있을 수 있어 젖은 행주나 키친타월로 가볍게 닦아내는 정도면 충분하다. 물로 씻어내면 맛과 영양 모두 하수구로 흘려보내는 셈이다.  

 

◆“혈압 낮추지만 ‘갑상선’ 약하다면 주의”

 

한국인의 밥상은 맵고 짜다. 나트륨 섭취가 많은데도 고혈압 관리가 어느 정도 되는 건 해조류 덕분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시마 속 풍부한 ‘칼륨’과 ‘라미닌’ 성분이 체내 나트륨을 배출시켜 혈압을 낮추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하지만 아무리 좋은 약도 과하면 독이 된다. 다시마는 요오드 함량이 매우 높은 식품이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건강한 사람은 문제없지만, 갑상선 기능 항진증 환자나 방사선 치료를 앞둔 환자는 주의가 필요하다”며 “이런 경우 주 2~3회 정도로 섭취를 제한하고, 국물 위주보다는 건더기를 적당량 먹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육수 내고 남은 다시마, 버리기 아깝다면 가늘게 채 썰어 간장 양념에 조려보자. 짭조름한 ‘다시마 장아찌’ 하나면 밥 한 공기 뚝딱이다. 버려질 뻔한 천덕꾸러기가 식탁의 주인공이 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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