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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1대 총선만 선거무효訴 179건… 대법 평균 처리기간 400일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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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지 기자 h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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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9대 이후 소송 총 364건
180일 내 재판종결 원칙 안 지켜져
“단심→2심제 개편… 부담 완화해야”

21대 총선 무효訴 20대比 11배 ↑
소송 원고 측 주장 검증조사 필요
업무 부담에 처리기일 준수 난망
일반 상고심 사건만 年 4만여건

법조계 “선거결과 놓고 분열 심화
최고법원 적극적 신속 판결 필요”

2012년 19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부터 가장 최근인 2024년 22대 총선까지 대법원에 선거 또는 당선의 무효 여부를 다투는 선거소송이 364건 제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2020년 치러진 21대 총선 관련해서만 179건의 선거소송이 접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선거소송은 대법원에서 180일 안에 단심제로 종결돼야 하지만, 최근 10년간 선거사건의 평균 처리기간은 400일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한 이른바 부정선거 음모론 확산으로 선거사건 증가 추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소송으로 인한 법적 불안정을 조기에 해소하기 위해 현행 단심제를 ‘고등법원-대법원’ 구조의 2심제로 개편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온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뉴스1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뉴스1

3일 대법원 산하 연구기관인 사법정책연구원이 최근 펴낸 ‘선거소송의 심급구조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24년까지 대법원에 제기된 선거소송은 총 364건으로 이 중 335건은 종결됐다. 특히 20대 총선이 열린 2016년 접수된 사건은 16건이었으나 21대 총선이 치러진 2020년에는 179건으로 11배 넘게 껑충 뛰었다.

 

보고서는 “SNS 등 의사 교류 및 이를 형성할 수 있는 공간과 매체의 발달로 인해 각종 선거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선거 불복을 이유로 하는 선거소송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으며, 점점 집단·세력화와 기획소송이 되고 있어 향후 선거소송 제기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21대 총선에서 낙선한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2020년 5월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연수구 선거관리위원장을 상대로 낸 선거 무효소송이 대표적이다. 민 전 의원은 “사전투표지에 ‘유령 투표지’가 섞여 들어갔다”며 자신의 지역구뿐 아니라 21대 총선이 조작됐다는 주장을 폈다.

 

하지만 대법원은 투표 재검표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 검증 등을 진행한 끝에 민 전 의원 측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보고 2022년 7월 소송을 기각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선거무효소송과 당선무효소송 등 선거소송은 대법원 단심제로 운영되고 있다.

 

일반 소송 사건은 1·2심에서 사실 심리를 담당하고 대법원에서 법률적 심리를 담당하는 3심제로 운영되지만, 선거소송의 경우 조속한 분쟁 해결을 위해 단심제를 택한 것이다. 아울러 소송 장기화로 선출 공직자의 법적 지위 불안정성에 대한 신속한 해결을 위해 180일 안에 사건을 처리하도록 했다.

 

하지만 대법원에 접수되는 일반 상고심 사건이 연간 4만∼5만 건에 이르는 등 업무 부담이 과중한 상황에서 공직선거법상 처리기간인 180일을 준수하는 건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실제로 2012∼2024년 대법원에 접수된 선거사건의 평균 처리일수는 394일이었다.

 

실제로 대법원은 지난달 15일 22대 총선에서 낙선한 남영희 전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제기한 선거무효 사건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2024년 4월 소송을 제기한 지 1년9개월 만이다. 21대 총선 미래통합당 후보였던 나동연 양산시장이 낸 선거무효 소송과 민 전 의원 사건 결론도 각각 소송 제기 2년3개월 만에 나왔다.

 

선거소송에선 당사자 주장을 검증하기 위해 재검표와 투표지 감정, 증인신문 등 증거조사를 통한 사실심리가 수반돼야 하지만, 본래 법률심을 담당하는 대법원에서 사실심리까지 해야 하는 선거소송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고서는 “선거소송 원고 측의 복잡하고 불명확한 선거무효 주장, 저인망식 증거조사 신청, 대법원의 석명준비명령에 대한 당사자 측의 처리 지연, 전면 재검토, 투표지 감정 등 방대한 사실심리 등으로 선거사건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법조계에선 선거소송 법정처리기한인 180일이 아무리 ‘권고성 지침’일지라도 최고법원인 대법원에서 기한을 지켜 판결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판사 출신 변호사는 “갈수록 부정선거론이 난무하며 선거 결과를 두고 사회가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이런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서라도 대법원이 보다 신속한 판단을 내려줄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현행 대법원 단심제 구조에서 선거소송의 법정 처리기한 준수가 어렵게 되며 선거과정 위법성에 대한 신속한 판단을 위해 도입된 단심제 입법 취지가 퇴색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보고서는 선거소송 제도의 취지를 살리고 법정 처리기한 준수 등을 위해 ‘고등법원-대법원’ 구조의 2심제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사실심인 고등법원에서 증거조사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정하도록 하고, 대법원에서 오판을 시정할 기회를 부여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취지다.

 

대법원이 선거소송 관할 지역의 하급심 법원에 증거조사를 촉탁할 수 있도록 한 공직선거법 규정을 활용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한 선거법 전문 변호사는 “2심제를 도입할 경우 오히려 사건 처리가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며 “실무상 잘 이용되지 않고 있는 증거조사 촉탁제도를 적극 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사법개혁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대법관 증원이 현실화하더라도 대법원의 선거소송 사건 업무 부담이 완화되진 않을 거란 의견도 나온다. 한 변호사는 “지금도 대법관 1인당 연간 4000건이 넘는 사건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대법관 수가 현재의 2배로 증원된다고 하더라도 선거사건 처리가 획기적으로 빨라지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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