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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할마·할빠 47% “황혼육아 老 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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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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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74세 조부모 실태조사

자녀 부탁에… 절반 가까이 무보수
체력 한계·노후생활 제약 등 호소
적정수당 107만원, 현실은 77만원

5년 전 은퇴한 김정인(62)씨는 요새 들어 부쩍 체력이 달려 걱정이다.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직한다는 딸은 5살 손자의 유치원 하원을 부탁해 왔다. 당시엔 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였는데 최근 자주 후회한다. 자기 생각이 생긴 손자와 다투는 일도 빈번해졌을뿐더러 끼니와 간식을 챙기는 일도 슬슬 버겁게 느껴져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김씨처럼 손자녀를 돌보는 조부모의 47%는 ‘돌봄 중단’을 생각한 적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조부모들이 생각하는 돌봄 적정 수당은 월 107만원으로, 현재 자녀로부터 받는 비용이나 지자체 수당과는 거리가 컸다.

3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가족 내 손자녀 돌봄 현황과 정책방안 연구’에 따르면 10세 미만 손자녀를 돌보는 만55∼74세 조부모 두 명 중 한 명(53.3%)은 손자녀 돌봄을 원하지 않는데 자녀 사정 때문에 거절하기 어려워 어쩔 수 없이 돌봄을 수행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6개월간 주당 15시간 이상 10세 미만 손자녀를 돌보는 만55∼74세 조부모가 설문 대상인데, 지난해 7∼8월 1063명이 참여했다.

조부모 대부분은 손자녀 돌봄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72.1%가 체력적으로 힘들다고 느꼈고, 자신을 위한 시간 부족(64.8%), 문화활동을 하고 싶지만 하지 못함(59.8%)을 토로하는 것도 일반적이었다. 손자녀를 돌보다가 다치거나 병이 나거나(45.4%), 아파도 병원에 갈 시간이 없어 못 간 경험(42.8%)도 적지 않았다. 46.8%가 돌봄 중단을 생각한 적 있다고 응답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여성(49.0%)이 남성(42.5%)보다 중단을 생각한 비율이 높았는데, 여성은 손자녀 연령이 낮을수록 중단을 생각해 본 비율이 높아졌다.

구체적으로 0∼1세 손자녀를 돌보는 여성 노인 54.7%가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답했다.

그런데도 돌봄을 지속하는 이유는 자녀 연령을 불문하고 ‘부모 퇴근 전까지 돌봐줄 사람이 없어서’가 압도적이었다. 초등학생은 학교 돌봄을 이용하는데도 조부모 돌봄이 필요한 이유로 이 같은 ‘자녀 퇴근시간 공백’을 꼽는 비율이 58.0%에 달했고, 사교육 필요(18.8%), 공적 돌봄의 질적 수준 문제(18.8%) 순이었다.

조부모 절반은 무보수로 돌봄 노동을 하고 있었다.

월 단위로 정기적인 대가를 받는 노인은 34.6%, 비정기적으로 받는 노인은 17.3%였다. 정기적으로 대가를 받는 노인들은 월평균 77만3000원을 받았고, 여성(80만6000원)이 남성(68만5000원)보다 많은 액수를 수령했다.

이들이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돌봄수당은 평균 107만원이었다. 연구진은 “지자체가 제공하는 20만∼30만원 수준의 손자녀 돌봄수당 금액과 큰 괴리가 있고, 자녀로부터 받는 금액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이라고 짚었다. 동시에 지자체의 돌봄수당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수당으로는 노인의 체력적 부담을 해결하지 못하고, 오히려 공적 돌봄의 책임을 가족에 재전가해 시스템 개선 노력을 약화한다는 설명이다.

대신 연구진은 부모의 돌봄시간 보장에 정책적 방점이 찍혀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주 4.5일제 도입 논의는 돌봄 중심의 노동시간 재편을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공적 돌봄 서비스의 양적, 질적 수준을 높이는 것 역시 병행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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