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평균 2만2000원 수준이었던 북한의 원·달러 시장환율이 지난해 12월에는 3만원대 후반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북한 평균 환율은 전년 대비 2배 넘게 폭등했다. 지난해 북한의 쌀 평균 가격도 안정기(2014~2019년)보다 최대 5배 이상 오르는 등 물가 불안도 심화했다. 일시적 수급 불균형이 아닌 무역의 국가독점 등에 따른 구조적 복합 위기의 징후라는 분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3일 발간한 ‘북한경제리뷰 1월호’에 실린 ‘2025년 북한 시장 환율·물가 평가 및 전망’ 등을 보면 북한 경제 수준은 2021년을 100이라고 가정했을 때 지난해 109.9를 기록하는 등 2021~2025년 누적 기준 약 10%의 경제 개선이 이뤄졌다.
이런 외형적 성장세와 달리 지난해 환율과 물가는 2009년 화폐개혁 이후 최대 불안정성을 노출했다. 우선 시장환율이 기록적으로 급등했다. 북한의 원·달러 환율은 2024년 1월만 해도 8375원으로 안정기 평균(8153원)과 비슷했다. 하지만 2024년 환율이 전년보다 1.5배 오른 뒤 지난해에도 2배 이상 폭등한 끝에 지난해 12월 3만9000원을 기록했다. 북한 원화 가치가 안정기 대비 5분의 1 수준으로 급격히 절하된 것이다.
북한 화폐 가치가 붕괴한 건 단기적인 수급 불균형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가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북·중 교역 규모가 2020년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무역 주체가 국영기업 중심으로 일원화되면서 민간 시장으로 외화 유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와의 밀착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민간에 이어지지 않고 있는 점, 북한 당국의 외화 사용 억제·단속 정책 역시 환율 급등의 배경으로 지목됐다.
북한의 시장물가도 크게 올랐다. 대표적으로 쌀 가격은 2025년 1월 1㎏당 평균 8450원이었는데 9월 2만6267원까지 치솟은 뒤 지난해 12월 2만원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쌀 생산량 증가 추세에도 가격은 오히려 천정부지로 뛴 셈이다. 보고서는 “환금성이 높고 화폐 대용 성격이 강한 쌀에는 환율 상승분이 즉각적이고 과도하게 반영됐다”면서 “국가가 통제하는 ‘양곡판매소’를 중심으로 유통이 일원화되면서 경직된 국영 유통망이 수요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공급 병목’ 현상을 빚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현재 북한 경제가 외형적 회복이라는 거시적 성과와 내부 시장의 초인플레이션이라는 미시적 고통이 공존하는 극심한 ‘이중 구조의 모순’ 속에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북한 당국은 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통제와 선동을 강화하겠지만 무너진 화폐 신뢰와 구매력을 회복시킬 근본적인 시장 개혁 없이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대응에 그칠 공산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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