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 실종 합당, 정당 민주주의 배치
당내 구성원 공감할 토론 선행해야
이해찬 전 국무총리 조문 정국이 마무리되자마자 잠시 수면 아래로 잠복했던 더불어민주당 내부의 ‘합당 갈등’이 폭발했다. 정청래 대표가 던진 조국혁신당과의 전격적인 합당 카드를 두고 당 지도부 내 당권파와 비당권파 최고위원들이 공개 설전을 벌이며 정면충돌한 것이다. 이번 내홍은 단순히 합당 득실을 따지는 것을 넘어 민주당의 차기 당권·대권 경쟁의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어 그 파장과 후유증이 심각할 것으로 우려된다.
비당권파인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어제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당과의 합당 추진을 놓고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이 최고위원은 “고대 로마는 2인자, 3인자에 의해 반란이 빈번했다. 최근 상황을 보면 로마가 생각난다”고 직격한 것은 이번 갈등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합당 제안을 정 대표 체제 연장을 위한 정치적 책략이자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반란’으로 규정한 것이다. 정 대표가 친명 우위인 당내 세력 구도에 변화를 주기 위해 합당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게 반청(반정청래) 진영의 시각이다. 8월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의 경쟁자로 유력한 김민석 국무총리 측까지 이에 가세하며 민주당은 사실상 내전 상태로 치닫고 있다.
정 대표 측 역시 물러서지 않고 합당 절차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정 대표 측은 이번 합당이 단순한 세 불리기가 아니라 정권 재창출을 이루기 위한 ‘강한 야권 통합’의 필수 과정임을 강조한다. 특히 조국혁신당이 보유한 선명성과 강성 지지층을 흡수함으로써 민주당의 외연을 확장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양측의 파열음 속에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사이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조국혁신당은 민주당 일각에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문제 삼은 데 대해 불쾌감을 표출하고 있다. 합당 논의가 표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5년 단임 대통령제에서 집권 2년차는 국정 동력을 극대화해 정책 성과를 내야 하는 시기다. 그런데 산적한 민생 현안을 해결하고 개혁 과제를 선도해야 할 집권당이 차기 당권·대권을 겨냥한 권력투쟁에 골몰하고 있으니 딱한 노릇이다. 범여권 통합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지기반 확충을 위한 전략적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명분도, 절차도 실종된 무분별한 합당론은 정당 민주주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 민주당 지도부는 독단적인 밀어붙이기식 추진이 아닌, 당내 구성원이 공감할 수 있는 ‘질서 있는 토론’을 선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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