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金, 사치품 치장 급급”
선고 전 “권력자든, 잃은 자든
무죄 추정 차별 없어야” 언급도
金, 선고 이후 “심려 끼쳐 송구”
법원 주변 대규모 집회는 없어
보수 2000명 신고했지만 한산
유튜버들만 몰려 진영별 설전
“영부인은 대통령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대통령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대통령과 함께 나라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존재입니다. 솔선수범을 보이지는 못할망정 국민에 대해 반면교사가 되어선 아니 될 일입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 재판장인 우인성 부장판사는 28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자본시장법 위반·정치자금법 위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선고 공판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우 부장판사는 삼국사기에 담긴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검소하나 누추하지 아니하고 화려하나 사치롭지 아니하다’라는 말을 인용하며 “굳이 값비싼 재물을 두르지 않더라도 검소하게 품위를 유지할 수 있다”고 김씨에게 말했다.
이날 선고는 TV와 유튜브 등에 생중계됐다. 3대 특별검사팀(내란·김건희·채해병) 기소 건 중에선 윤 전 대통령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 선고 공판에 이어 세 번째다. 우 부장판사는 재판 시작 전 “피고인이 널리 알려진 공인으로 국민적 관심이 지대한 점을 고려했다”고 생중계 결정 취지를 설명했다.
검은색 바지 정장 차림에 머리를 묶고 검정 뿔테 안경과 흰색 마스크를 착용한 김씨는 예정된 선고 공판 시작 시각이 1분 지난 오후 2시11분 교도관들의 부축을 받으면서 입정했다. 재판 내내 눈을 감고 간혹 고개를 끄덕이는 것 외엔 무덤덤한 표정으로 미동도 없다시피 하던 김씨는 재판장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설명하면서 영부인으로서의 솔선수범 등을 언급할 때 한숨을 크게 쉬었다.
김씨는 우 부장판사가 주문을 낭독하기 전 자리에서 일어섰다. 고개를 숙인 채 선고를 들은 김씨는 실형 선고에도 별다른 자세나 표정 변화를 보이진 않았다.
우 부장판사는 재판 말미에 김씨에게 “피고인은 무죄 부분에 대해 일간지 등에 공시되길 원하나”라고 물었고, 김씨는 “없다”고 답했다. 우 부장판사는 “그럴 필요까지는 없나”라며 “형사보상 안내문을 받아가길 바란다”고 공지한 뒤 재판을 마쳤다. 김씨는 재판부를 향해 고개 숙여 인사하고, 변호인들과 잠시 대화한 뒤 법정을 떠났다. 김씨는 판결 이후 변호인단 접견에서 “다시 한 번 저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모든 분들께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 부장판사는 이날 선고에 앞서 ‘형무등급(刑無等級) 추물이불량(趣物而不兩)’이라는 한비자의 한 대목을 인용하기도 했다. 그는 “법의 적용에는 권력자든, 권력 잃은 자이든 예외나 차별이 없어야 한다”면서 “무죄추정의 원칙과 ‘불분명할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 같은 법의 일반 원칙도 권력자 혹은 권력을 잃은 자에게 다르게 적용될 수 없다”고 부연했다. 김씨의 세 가지 혐의 중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만 일부 유죄로 인정한 배경을 사전에 설명하려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선고 공판이 열린 중앙지법 서관 311호 중법정은 공교롭게도 16일 김씨의 배우자인 윤 전 대통령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체포 방해 등 혐의 1심 선고가 이뤄진 곳이다. 법정은 취재진과 방청객으로 가득 찼으나, 별다른 소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대신 중앙지법 청사 인근에서는 진영별 유튜버들의 장외 설전이 펼쳐졌다.
재판부가 김씨에 대해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하자 진보 성향 유튜버들 사이에선 욕설과 함께 “부인을 시켜 뇌물을 받아도 되는 거냐”, “어떻게 징역 15년(김건희 특별검사팀 구형량)이 1년8개월이 되느냐”는 등 격앙된 반응이 터져나왔다. 반면 보수 성향 유튜버들은 김씨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무죄 판결에 “통정매매 무죄”를 외쳤다.
다만 서울 서초동 일대는 예상보다는 한산한 모습이었다. 진보·보수 진영은 각각 집회를 신고했으나, 인파가 몰리진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법원 앞 삼거리 인근 정곡빌딩 앞에 진보·보수 진영이 각각 집회를 신고했다. 진보 성향 유튜버는 ‘김 여사 처벌 촉구’라는 이름으로 50명, 보수 단체는 ‘김 여사 응원’으로 2000명을 신고했다. 하지만 선고가 시작된 오후 2시쯤 보수 집회장은 주최자 한 사람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윤 전 대통령의 얼굴과 ‘국민이 불러낸 대통령’이 적힌 깃발만 바람에 펄럭이고 있었다. 10여m 떨어진 곳에서는 진보 진영 유튜버 8명가량이 선고 생중계 영상을 틀어 두고 각기 자신의 방송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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