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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수정 작가 “완결 없이 희미한 서사, 내 삶과 닮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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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출 선임기자 kim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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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이상문학상’ 대상 위수정 작가

단편소설 ‘눈과 돌멩이’로 영예
세 친구 우정·상실의 여정 그려
우수상 김혜진·성혜령 등 5명

잠들었다가 깨면 풍경이 바뀌어 있었고, 가만히 눈을 한참 보다가 또 잠이 들었다. 차 뒷좌석에 앉기만 하면 잠이 들곤 했지만, 그럼에도 눈을 뜨면 처음 보는 아름다운 설경이 끝도 없이 이어졌다.

 

지난해 2월, 소설가 위수정은 학교 동료 선생들과 함께 일본으로 세미나 겸 여행을 갔다가 멋진 겨울 풍경을 만났다. 눈과, 눈이 덮인 풍광과, 여행지에서 만난 경험과, 사람들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당시에는 그때 여행을 바탕으로 소설을 쓰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지만, 결국 소설이 태어나고야 말았다.

‘눈과 돌멩이’로 제49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소설가 위수정이 27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다산북스 제공

“같이 (세미나 겸 여행을) 간 국문과 선생님들이 일본에 대해 잘 알고 계셔서 일반적인 관광지가 아닌 곳들을 다녀오게 됐는데, 돌아와서는 이 여행을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더라고요. 그곳의 겨울 풍경이 너무나 인상적이었거든요.”(‘대담’ 중에서)

 

느슨하면서도 각별한 우정을 나눈 세 친구의 우정과 애도 이야기를 겨울 풍경과 여행을 매개로 아름답게 그린 단편 ‘눈과 돌멩이’로 제49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거머쥔 소설가 위수정은 27일 “그동안 독자에게 이해받고 싶은 마음으로 글을 써왔고, 그것이 작가의 의무이자 예의라고 생각했지만 이번 ‘눈과 돌멩이’는 저의 필요에 의해서 썼다”고 소감을 밝혔다.

 

작품은 암 투병 중 스스로 세상을 떠난 수진의 유골을 들고 친구인 재한과 유미가 일본으로 떠나면서 시작된다. 죽은 수진이 두 사람의 여행을 기획하고, 살아 있는 두 사람은 죽은 수진이 설계한 여행을 떠나며 죽은 수진의 모습과 우정을 겨울 풍경과 여행 속에서 마주하게 된다.

 

위 작가는 이날 서울 중구 한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소설은 현실의 재구성이고, 단편 소설은 서사적인 완결성을 요구하는데, (‘눈과 돌멩이’는) 그런 방식에서 벗어났다”며 “서사가 완결되지 않거나 희미해지거나 사라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내 삶의 모습과 닮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 작품을 계기로 우리가 가진 내면의 어둠을 비춤으로써 다양한 인간성에 대해 좀 더 용기를 가지고 그릴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수상자인 위수정은 201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소설 ‘무덤이 조금씩’이 당선돼 등단했다. 소설집 ‘은의 세계’, ‘우리에게 없는 밤’, 중편소설 ‘fin’ 등을 발표했고, 김유정 작가상, 한국일보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이상문학상 우수작으로는 김혜진의 ‘관종들’, 성혜령의 ‘대부호’, 이민진의 ‘겨울의 윤리’, 정이현의 ‘실패담 크루’, 함윤이의 ‘우리의 적들이 산을 오를 때’가 뽑혔다. 상금은 대상 5000만원, 우수상은 각 5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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