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 끝에 ‘지각 청문회’ 열었지만
野는 물론 범여권도 강행 부정적
시민사회 내부 부정 여론 결정타
강선우 이어 의원출신 낙마 오명
野 “경찰, 부정청약 조속수사해야”
보수 진영 소속으로 바른정당 당 대표까지 지냈던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이재명정부 두 번째 의원 출신 낙마 사례가 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이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직에서 지명철회하면서다. 통상 의원 출신 인사들이 인사청문회를 무난하게 통과하는 걸 감안할 때 이례적이다.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지명됐다가 ‘보좌관 갑질 의혹’ 등에 휩싸여 자진 사퇴했던 강선우 의원과 마찬가지로 여론 추이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청와대가 이 전 의원을 둘러싼 숱한 의혹이 청문회에서 제대로 소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 직접적 배경으로 여겨진다. 청문회에서 이 전 의원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논란이 커졌기 때문이다. 청문회 이후 보수 야당은 물론 진보 야당도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했고,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옹호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제기된 바 있다.
◆청문회 후에도 민심 냉랭
여야가 지난 23일 가까스로 이 전 의원 청문회를 열었지만 이 전 의원을 둘러싼 논란은 지속됐다. 특히 아파트 부정 청약 의혹 관련해 이 전 의원이 “아들이 혼례 직후 이혼 위기였다”고 해명한 것을 두고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질타가 쏟아졌다. 민주당 진성준 의원은 “명백히 불법이다. 이 집을 내놓으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안하다, 사죄한다고 해도 국민이 납득할까 말까인데 이런 식으로 하면 여당이라도 어떻게 후보자를 옹호하냐”(김한규 의원), “장관 하지 말고 다른 자리에서 그 얘기를 하면 된다”(정일영 의원)는 비판도 나왔다.
보수 진영은 이 전 의원의 청문회 소명에 대해 비판 일색이었다.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후보자는 장시간의 청문회 내내 국민이 납득할 설명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논평을 냈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청문회 결과를 보면 민주당 의원들조차 옹호하기 어려워하는 분위기였다. 지명철회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적었다. 범여권에 해당하는 진보 야당도 이 전 의원 임명에 부정적이었다. 조국혁신당은 “이 후보자가 이재명 대통령에게 더 이상 부담 주지 말고 이제라도 스스로 사퇴하기를 바란다”(한가선 대변인)고 했고, 진보당 “정부는 이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라”(손솔 수석대변인), 기본소득당 “신속한 지명철회를 촉구한다”(노서영 대변인)는 논평이 줄이었다.
◆與 “소명 부족”, 野 “수사 받아야”
각종 논란에도 이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큰 영향을 받지 않아 ‘강행돌파’ 가능성이 전망되기도 했으나, 결과적으로 범여권 내부에서도 이 전 의원에 부담을 보였던 점과 시민사회 내부의 부정적 흐름 등이 지명철회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박해철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철회 결정 배경 이유로 ‘청문회 과정에서 부족한 소명’과 함께 ‘사회 각계각층에서 전달된 우려’를 언급했다. 박 대변인은 그러면서 “후보자에 제기된 의혹이 국민께서 납득하실 수준으로 소명되지 못했고, 국민 걱정을 불식시키지 못했다”며 “국민적 우려와 시민사회 지적을 겸허하고 낮은 자세로 수용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통합’ 인사 지명에 의의를 두며 이 전 의원 해명이 부족해 지명철회가 불가피했다고 강조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SNS에 이 대통령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그럼에도 통합과 미래를 향했던 대통령님의 꿈은 국민 가슴속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오기형 의원은 “국민통합을 위한 인사는 계속 검토해야 하지만, 지명철회는 부득이하다”며 “부동산 청약 과정이나 재산신고 누락 등 의혹에 대해 충분한 해명이 되지 않았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 전 의원 지명철회를 두고 ‘당연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SNS에서 “만시지탄”이라며 “명백한 인사 참사이자 인사검증 실패”라고 꼬집었다. 송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은 국민들께 정중하게 사과하고 인사검증 시스템을 전면 쇄신하라”며 “이 후보자 자녀의 위장미혼을 통한 위법한 아파트 청약 당첨 의혹에 대해선 경찰의 조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재경위 야당 간사인 박수영 의원은 “사필귀정, 당연한 수순”이라면서 청와대가 철회를 발표하며 지명 배경으로 ‘보수 정당에서 세 차례나 국회의원을 지냈다’는 점을 언급한 데엔 “본인 책임은 철저히 외면했다. 후보자만큼 뻔뻔한 이재명 대통령과 청와대 아닌가”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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